저자
책 속의 구절들
출판사 서평
목차
쓰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가이자 변호사. 고려대학교 및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소설을 쓰다가 인문학책을 썼고, 최근에는 진솔한 일상과 담백한 성찰을 담은 에세이를 써왔다. 수년 전부터 페이스북에 매일 한 편씩 글을 올리고 있으며, 일정한 완성도를 유지하는 꾸준한 글쓰기는 독자는 물론이고 글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극이 되고 있다. 문학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넓은 스펙트럼에서, 언제나 혐오와 차별을 경계하는 균형 잡히고 따뜻한 글쓰기로 많은 이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TvN 「프리한19」, EBS 「토요인문학콘서트」, 「SBS스페셜」, TBS 「정준희의 해시태그」 등 다양한 교양·시사·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KBS 「생생 라디오매거진」, 「시사본부」 등에서 문화 코너를 맡아 진행했다. 에세이와 소설 분야에서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여성가족부, 교육청, SeriCeo, 한겨레교육문화센터 등 여러 기관에서 강연, 심사, 자문 등을 이어왔다.
쓴 책으로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너는 나의 시절이다』, 『고전에 기대는 시간』,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 『분노사회』, 『청춘인문학』 등 10여 권이 있다.
언젠가부터 나는 매일 글을 쓴다. 관용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시러제로 매일 글을 쓴다. 물론 불가피하게 쓰지 못하는 날도 있지만, 한 해에 글을 쓰지 않는 날이 열흘을 넘지 않는 건 분명하다. 누군가는 그것이 무언가 성취하고자 하는 지나친 욕심이라고, 마음의 결핍을 채우려는 병적인 강박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하나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설령 글쓰기가 내게 현실적인 이익을 뚜렷하게 주지 않더라도, 나는 글을 써왔고 쓸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글쓰기는 나를 병들게 하게나 병든 상태에 머물게 하기보다는, 늘 내 삶에 더 나은 지평을 열어주었고, 나를 더 건강한 순환 속에 들어서게 했다.
글을 많이 쓰면, 그런 욕망들을 하나씩 토해내게 된다. 그러고 나면 다음번에는 그에 관해 그렇게 절절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 혹여나 그에 대해 또 이야기할 일이 있을 때, 보다 거리를 두고, 천천히, 깊은 생각을 더하여, 다시 기억을 더듬으며, 차분하고 아름답게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그런 '다음번'이 되돌아오기까지 얼마가 걸릴지는 알 수 없다.
일단 작가가 되는 게 목표라면,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매일 쓰는 것과 자신을 알리는 것. 그리고 결국 둘 다 해야 계속 작가일 수 있다. 작가란, 그저 계속 쓰는데 그를 작가라 여겨주는 사람들이 있는 상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자가 지시하는 문자 너머의 세계에는, 어떤 영상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광대한 상상이, 그 밖의 방법으로는 설명할 길 없는 심오하고도 복잡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문자는 그 광대한 세상으로 들어서는 문과 같은데, 그 문에는 오직 인간만이 들어설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닿는다. 내가 가장 밀도 있는 순간들로 써 내려간, 나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믿었던 그 시간을, 그와 같은 밀도로 받아들이고 있는, 고요한 밤에 읽어내려가고 있는, 내가 있던 그 쓰기의 시공간에 함께 속하게 되는 한 사람이 있다.
나도 정년퇴직 없이 죽을 때까지 글을 쓰고 싶다. 그런데 내가 차지한 자리가 너무 비대해져서, 그것이 나보다 더 나은 감각을 지니고 있고, 세상에 새로움을 불어넣어주고, 그리하여 세상을 더 나은 것으로 바꿔줄 만한 새로운 피의 수혈을 틀어막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어느 한적한 시골에서 동화나 쓰고 옛 추억 이야기나 늘어놓으며 이따금 에세이집 한 권씩 내는, 그런 작가로 저물어가고 싶다. 아직 먼 이야기겠지만 내가 그걸 모르지 않았으면 싶다. 나의 존재가 더 나은 것을 틀어막게 될 때를, 알았으면 좋겠다.
나를 평가할 수 있는 건 나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뿐이다. 그 밖의 사람들은 나에게 호불호를 가질 수는 있어도 내게 깊은 영향을 주는 평가를 할 수는 없다.
“내 안에 가득한 재료가 뜨거움이 식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이 시절에, 누군가에게 이런 것들을 전해야 한다고 느낀다.”
“지금껏 해온 글쓰기의 거의 모든 지평에 관해” 썼다고 말한 작가의 말대로, 이 책은 글과 글쓰기 자체에 대한 고찰,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조언뿐만 아니라, 불안하고 막막했던 습작 시절, 글을 써서 먹고사는 직업인으로서의 작가의 삶, 글 쓰는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연대감, 글쓰기의 트렌드와 책의 미래, 작가로서의 내적·외적 기쁨 혹은 고통에 이르기까지, 글쓰기를 둘러싼 거의 모든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이야기한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보석 같은 조언들은 정지우 글쓰기 노하우의 정수라 할 만하다.
작가는 제일 먼저 글쓰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만한 강연이나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는데, 그에 따르면 글쓰기란 ‘머리’로 배우는 것이라기보다는 ‘몸’으로 익히는 습관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한 해에 글을 쓰지 않는 날이 열흘이 넘지 않는다는 그는, “글 쓰는 몸”을 만들어온 세월 동안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힌 것들을 독자들에게 아낌없이 내어놓는다.
어떻게 꾸준히 쓸 수 있을지, 글쓰기를 시작할 동기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독자를 마지막 문장까지 붙잡아놓는 '지연'과 '절제'의 기술이란 무엇인지, 새롭고 신선한 표현을 만들기 위해 오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등 “아끼거나 숨겨둔,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 비법, 기술 같은 것은 없다.” 어떤 대단한 경험, 거창한 생각, 깊은 공부가 아니더라도, 각자가 놓여 있는 삶, 어느 평범한 일상, 아무렇지 않았던 오늘 하루를 자기만의 시선과 색깔이 담긴 한 편의 글로 풀어내는 방법을 작가는 조곤조곤 펼쳐놓는다.
가장 진실한 방식으로,
정지우만이 쓸 수 있는 아름답고 무해한 문장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통해 위안받기를, 그의 삶이 보다 나은 쪽으로 인도되기를 바란다. 내가 그랬으므로.”
무엇보다 작가는 실제로 매일 글을 쓰면서 깨닫게 된 ‘글쓰기의 힘’을 자신의 삶을 통해 생생히 증언하며, 이미지와 영상이 대세가 된 시대에 글쓰기에 대한 단단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고작 한 문단 쓰는 일을 어려워했던 날들, 하루 방문객이 한두 명밖에 되지 않는 블로그에 글을 끼적이던 시절을 지나, 어느 순간 한 편의 글을, 한 권의 책을 쓸 줄 아는 사람으로 변모해갔다.
이제 그는 다수의 책을 내고 글을 가르치며, 글을 매개로 전에 닿을 수 없었던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어 위로와 에너지를 주고받는 경험을 한다. 물론 소속 없는 프리랜서 작가로서의 삶이 녹록지 않기에, 그 자신 '변호사'라는 제2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고, “결과는 버텨낸 시간과 일치하지 않았다”는 진실을 자신의 체험을 통해 담담히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작가는 20여 년 전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그 결정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고 말한다. 꼭 글 쓰는 일로 먹고사는 전업작가가 아니더라도, 정체성의 일부로서 많은 사람들이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자신의 체험을 통해 “글을 쓰는 사람은 좋은 것을 얻게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작가가 풀어놓는 삶의 이야기들은 어떤 꾸밈도 없이 진실하게 다가가고, 문장들은 물 흐르듯 그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가능한 한 진실을 이야기하고자 스스로 애쓰”며, 세상에 그러한 진실이 가득하길 바라는 태도가 그의 글에 배어 있다. 삶과 글이 일치하는 정지우의 문장들은 그래서 아름답고 무해하다. 삶에 어떤 태도를 지닐 것인가? 글쓰기에 그것은 어떻게 반영되는가? 이 책은 단순한 글쓰기 노하우를 넘어, 삶과 글이 맞닿아 있다는 글쓰기의 본질을 그 자신의 문장들을 통해, 글 자체를 통해 여실히 드러낸다. 이 책은 그 자체로 “삶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를 보여주는 한 편의 아름다운 교본이 되어준다.
프롤로그: 글 쓰는 ‘몸’을 만드는 일
1장. 쓰는 법: 삶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첫 문장을 기다린다
시작할 동기
시선의 힘을 드러내는 일
오감의 세계, 감각의 교차
‘지연’과 ‘절제’
‘무맥락’에 대한 인식
글쓰기는 거리두기이다
‘단문 쓰기’ 유령
타자를 붙잡는 기술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
에세이 쓰기의 원칙
많이 쓸수록 좋다
자기 스타일을 알아가는 여정
‘과거의 나’를 상상하는 일
인풋과 아웃풋의 통로
딴지 걸어줄 사람
어떻게 꾸준히 쓸 수 있을까
누가 작가인가
비판하고 옹호하는 글쓰기
2장. 쓰는 이유: 쓸수록 더 중요해진다
백지를 사랑한다
언어가 나를 빚는다
끊임없이 말해야 하는 존재
쓸수록 더 중요해진다
구멍을 메우려는 시도
사랑은 글쓰기와 닮았다
내 삶을 보다 정답게
각자의 삶은 각자에게 전적이다
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문자를 통한 우주
가장 진실한 방식
상처 난 몸으로 사막을 건너듯
가라앉을 것 같은 날일수록
내 글은 내 것이 아니다
모든 시절의 고고학자
그를 위함으로써 나를 위하는
세상에 대한 예의
책을 출간하고 나면
단 한 명의 누군가를 생각하며
3장. 쓰는 생활: 그것을 믿는 사람은 이미 작가다
왠지 기분 좋은 글
학창 시절에는
쓰는 사람은 좋은 것을 얻게 된다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글쓰기의 ‘가성비’
매일 쓰면 일어나는 일
세상을 걸어 다니며 쓰기
한 줄 평 시대
백지와의 관계
글 쓰는 직업의 두 경향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쓴다
남다른 고집을 부려보는 삶
자아를 옮겨 탈 수 있는 능력
진실의 조각을 주워 담는다
몽상의 매혹을 아는 사람
사랑이 모호할 때, 로맨스 소설을 읽자
유혹을 바란 적 없는 몸짓은
그 삶을 회수하여 이 공간으로
4장. 쓰는 고통: 글쓰기에도 싸움이 필요하다
살기 위해 쓴다
좋은 글은 통념과 싸운다
이야기되어도 괜찮은 이야기
누구에게 인정받는가
무엇을 욕망할 것인가
나 이상의 것을 말하지 않기
불편함이 없는 글은 없다
글 쓰는 사람에겐 증오가 많다
자존감을 제대로 쌓는 법
타인의 고통에 관하여
프로 혹은 프리랜서
결과는 버텨낸 시간과 일치하지 않았다
미워하는 마음을 마주하기
개인성을 옹호하며
프로가 지겨움을 이겨낸다면
낡아빠진 언어들
창작자는 창작만 하지 않는다
좋은 삶을 살려는 의지
내 글에 더 이상 나은 것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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