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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책과의 대화

by 별을 보는 사람 2023. 8. 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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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다카시 저 / 박재현 역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 이것은 가장 순수하고 따뜻한 관계로 여겨지곤 하죠. 하지만 언제나 그 관계가 완벽한 것만은 아니랍니다. 가정에서 어머니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져 왔어요.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어머니가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할머니나 다른 가족이 대신해야 할 때가 있어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어린 시절은 그에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혼, 그리고 어머니의 재혼, 그리고 새로운 나라에서의 생활, 그 중에서도 아홉 살 아래의 여동생 마야의 출생은 오바마에게 큰 충격이었을 거에요. 어머니의 애정이 나눠진 것처럼 느껴진 순간이었습니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관계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자기 손으로 길러낸 아이와 할머니 아래에서 자란 아이와의 차이는 크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런 관계의 변화가 초래하는 결과는 무엇일까요? 어떻게 그 벽을 극복하고 다가갈 수 있을까요? 오바마는 그의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오히려 사랑과 이해로 채워낸 인생을 살았어요. 그는 약자를 지원하는 일에 열중했고, 그것이 정치로의 길을 열었을지도 몰라요. 그의 마음속에는 어머니에게 사랑받았던 기억과 어머니에게 버림받았던 기억이 동시에 존재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것은 아닌데, 그 힘든 상황도 이해와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오바마의 이야기를 통해 배웠습니다. 우리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이해와 사랑으로 그 벽을 허물어 나갈 수 있을 거에요.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가 항상 단순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 복잡함을 이해하고 이겨내는 힘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네요. 🌸

 

책 속의 한 구절

형제자매 간에 벌어지는 폭력의 근간에는 부모의 관심을 빼앗겼다는 피해의식이나 질투가 있다. 응석받이로 자라오던 형이나 언니, 누나들은 동생이 생기면 자신이 부모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실망과 질투와 원망에 오랫동안 사로잡히기 쉽다. 그런 피해의식과 질투심은 나이가 듦에 따라 점차 가라앉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그중에는 10대 후반, 혹은 성인이 된 이후까지 가라앉지 않기도 한다.

형제자매에게서 만성적인 폭력을 당하며 자라난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고 그들을 잘 신뢰하지 못한다. 또 자기 긍정을 잘하지 못하고 실패나 상처에 지나치게 민감하여 주위의 비웃음이나 부정적인 평가에 과민 반응한다. 그리고 무언가에 도전하기를 꺼리며 인생을 소극적으로 살아간다.

 



믿기 어려운 일일지 모르지만, 자기 아이들을 서로 싸움 붙이고서 그 광경을 지켜보며 즐거워하는 부모도 있다. 자기애가 미숙한 부모들은 종종 그런 데서 만족감을 얻는다.
자기애가 지나치게 큰 부모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을 편들어줄 ‘좋은 아이’뿐 아니라 ‘나쁜 아이’ 또한 필요로 한다. 살아가면서 받는 온갖 스트레스와 불쾌한 감정을 쏟아 부을 배출구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든 마음껏 공격하고 책임을 전가하며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아이를 정해 그런 배출구로 삼는다. 그들은 모든 잘못을 그 아이 탓으로 돌리면서 책임과 죄책감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런 부모들에게 아군인 ‘좋은 아이’와 적군인 ‘나쁜 아이’가 싸우는 것만큼 속 시원한 것도 없다. ‘좋은 아이’와 한편이 되어 ‘나쁜 아이’를 해치움으로써 정의를 실현한다는 식의 쾌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어머니가 아이를 보살피며 키우게 마련이고, 아이도 어머니에게 가장 큰 애착을 느낀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어머니로부터 받는 애정이나 보살핌이 부족하면 아이는 어머니를 대신할 존재를 찾는다. 어머니보다 다른 가족에게 더욱 애착을 느끼는 것은 어머니와의 관계가 불완전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예컨대 할머니가 아이를 업어 키웠다는 사실은 어머니가 일 또는 병환으로 인해 경황이 없어 할머니가 어머니의 역할을 맡았음을 의미한다. 혹은 어머니 자체가 떠나고 없었을 수도 있다.


물론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라 해도 어머니처럼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다면 그다지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할머니는 어디까지나 할머니다. 어머니와 나이 차가 얼마나 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이가 아직 어릴 때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남는 것은 서먹서먹하고 어색한 어머니와의 관계뿐이다. 비록 그 어머니가 자신을 낳아준 생모라 할지라도 마치 의지하기 힘든 계모 앞에 선 것 같은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여서 그런 아이에게 안정된 애정을 쏟아주기가 어렵다. 결국 할머니 밑에서 자라난 아이와 어머니가 자기 손으로 길러낸 아이 사이에는 극복할 수 없는 벽이 생겨난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첫째로 태어났으며, 그에게는 아홉 살 아래의 여동생 마야가 있었다. 마야는 어머니가 버락의 아버지와 이혼하고 인도네시아의 비즈니스맨과 재혼했을 때 생긴 아이로, 버락과 아버지가 다른 동생이었다. 버락에게 어머니의 재혼은 큰 시련이었다. 나고 자란 하와이에서 멀리 떨어진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언어도 전혀 모르는 곳에서 생활해야 했던 것이다. 게다가 어머니와 자기 사이에 새로운 아버지가 끼어들고, 더구나 여동생까지 태어났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동생이 태어났을 때 이미 그가 아홉 살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어느 시기까지 어머니의 애정을 독점할 수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어머니에게 사랑받았던 기억과 어머니에게 버림받았던 기억이 동시에 존재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버려진 사람들을 돌보는 데 관심을 가졌다. 그는 자신에게서 애정을 빼앗아간 어머니와 동생을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사랑했을 것이다. 그것이 그가 엘리트 변호사가 아닌 약자를 지원하는 소셜 오거나이저라는 일을 선택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둘째 아이, 혹은 중간 아이의 인생은 첫째와 매우 다르다. 태어날 때부터 강력한 경쟁 상대가 눈앞에 있기에 그 뒤를 아장거리는 걸음으로 쫓아가야 한다. 그래서 가혹하고 불리한 경쟁에 휘말리는 일도 많다. 특히 형제의 수가 많았던 옛날에는 첫째와 다른 아이들의 격차가 더욱 심했다.


그들은 이 같은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며, 그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성격을 가진다. 대표적인 전략 중 하나는 손위의 형제자매를 목표 삼아 그 뒤를 쫓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뛰어넘겠다는 열망에 휩싸여 공격적이고 야심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이는 그런 열망을 실현하기 위한 능력, 혹은 패배를 싫어하는 강한 기질이 태생적으로 갖춰졌을 때 흔히 보이는 패턴이다. 그러나 그런 야심은 첫째나 외자식과 달리 매우 현실적인 계산에 근거한 것이다. 따라서 비현실적인 몽상이나 열망에 도취되어 중도에 넘어지는 일은 좀처럼 없다. 위험에 대비하며 주위를 살피는 일도 잊지 않는다.

 

 

 

목차

들어가는 말_ 형제자매, 태어나 처음 만나는 타인

1장. 우리는 왜 서로가 싫어졌을까?
형제자매가 불편한 이유
인류의 절반은 동생을 죽인 살인자의 후예
콤플렉스, 무의식에 사로잡힌 응어리
형제자매 관계에는 반드시 부모가 끼어 있다
‘잘난’ 형제자매에게 밀려난 아이들
폭력의 이유
아픈 동생이 빼앗아간 관심과 애정
장남을 편애하는 부모들
부모 싸움에 시달리는 아이들
결혼은 가족을 변하게 한다

2장. 오해는 어디서 시작된 걸까?
형제자매를 갈라놓는 부모와 마음의 병
미숙한 자기애가 아이를 망친다
너는 나의 분신
돈을 둘러싼 갈등
내가 좋으면 좋은 것, 내가 싫으면 나쁜 것
자기애가 강한 부모는 아이를 불행하게 만든다
그들이 바라보는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
아이들을 싸움 붙이는 부모들의 심리

3장. 왜 나만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났을까?
형제자매 사이의 반감과 부모의 편애
부모의 애정은 평등하지 않다
할머니 밑에서 자란 아이의 불행
방치된 아이와 비뚤어진 애정
후계자 다툼 뒤에 숨은 편애의 뿌리

4장.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이런 성격이었을까?
태어난 순서와 성격의 형성
알프레트 아들러가 말하는 태어난 순서에 따른 성격 차이
첫째_ 낙천적이고 친절한 대인배
둘째 ①_ 권위에 저항하는 현실적인 야심가
둘째 ②_ 안정을 추구하는 근면가
둘째 ③_ 자립심 높은 성공가
막내_ 사회성을 타고난 헌신가
외동_ 무한한 사랑을 먹고 자란 이상가
부모의 재혼으로 생긴 형제자매
자라면서 달라지는 쌍둥이들

5장. 어째서 우리는 떨어질 수 없을까?
브라더 콤플렉스와 시스터 콤플렉스
오빠와 누나, 동생에 대한 병적인 집착
형제자매의 죽음이 바꿔놓은 인생들

6장. 다시 화해할 수 있다!
상처 극복과 관계 회복의 비법
마음속의 상처를 마주하는 것이 먼저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의 안식처를 갈구한다
관계 회복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먼저 존중하고 먼저 이해하기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자
형제자매의 죽음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나가는 말_ 형제자매, 삶의 끝까지 함께하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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