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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책과의 대화

by 별을 보는 사람 2023. 8. 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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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드 세메리아 저 / 이선민 역

 


가족 간의 관계는 종종 마음의 짐이 되곤 합니다. 이런 문제를 겪는 것은 혼자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많은 이들이 같은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읽은 이 책, "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가족만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한 당신을 위한 생존"에서 저자는 이런 문제를 다루며, 우리 모두에게 하나의 해답을 제시합니다.

 


저자의 메시지는 분명하고 직관적이다: “문제의 가족이 겪는 고통이나 문제에 당신의 잘못은 없습니다. 다만, 그 고통스러운 관계가 유지되는 이유에는 당신도 있습니다. 당신 또한 혼자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그 관계에 매달리거나 방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혼자입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건강한 심리적 거리 두기와 소소하지만 확실한 치료법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한다면 가족을 버리지 않고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은 제게 꽤나 직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린 적이 있지 않으셨나요? 저는 그렇습니다. 가족과의 갈등이 내 마음을 가둔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모든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한 해법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우리 모두가 혼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건강한 심리적 거리를 둘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서적이 아닌, 생활의 지침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가족과의 관계를 더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결국, "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는 마음의 치유를 위한 책입니다. 당신이 가족과의 복잡한 관계에 지친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저처럼 당신에게도 새로운 시각과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책 속의 한 구절

심리학계는 이처럼 정서적 의존도가 높은 사람에게 주목하면서도 이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가진 이들의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지나치게 밀접하여 ‘숨 막히는’ 관계 속에서 ‘꼼짝 못 하게’ 된 것 같은 감정을 반복적으로 느낍니다. 모든 정서적 의존이 발생하는 인간관계에서는 예외 없이 심각한 괴롭힘이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지요. 제가 이 책을 쓴 의도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정신적인 괴롭힘을 진단하고 분석해 가족이란 이름으로 고통스러웠던 사람들의 짐을 덜어주려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과 부모의 세계 사이에 분명한 경계선을 긋기 어려워하고, 자식도 부모의 연장선상에서 살아가며, 그리하여 자식에게 자율적인 생활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부모나 자식이 일방적으로 혹은 서로가 상대방을 해치는 괴롭힘의 상황이 벌어질 위험이 매우 큽니다. 이는 부부나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존적 관계를 원하는 가족이 꾸며대는 행동을 통해 진짜로 바라고 표현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아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서적 의존이 심한 어른은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치 않습니다. 게다가 당신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든지 간에 또다시 새로운 문젯거리를 만들어냅니다. 의존적 관계에 매달리는 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당신이 곁에 가까이 있는 겁니다.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제가 깨달은 바는 바로 저 또한 이 의존적 가족에게 의존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 스스로가 저도 모르게 의존적 관계를 수용 하고, 심지어 이 관계를 지속시키는 데 한몫하며, 문제 가족이 저를 괴롭힐 수 있도록 했던 겁니다. 괴롭힘에 대처하고 그 원인에 대 해 이미 알려진 그 너머의 것들을 알기 위해서, 무엇보다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부터 찾아야 했던 것이죠.

‘의존적 어른의 행동은 어떠한 논리를 바탕으로 결정되는가’, ‘이 사람은 누구인가’, ‘의존적 어른이 지닌 그토록 특이한 사고방식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의존적 어른의 인격적 특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의존적 어른의 의존성과 자립하지 못하는 상태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질문이자 이 책이 건네는 핵심적인 메시지 중 하나인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주 조력자이거나 의존적 어른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입니다.


미국의 실존주의 심리치료의 대가 어빈 얄롬 Irvin D. Yalom의 설명에 따르면, 스스로를 완전히 독립된 인격체로 자각하면 인간에게는 ‘자신의 나약함과 고독에 대한 두려운 감정’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의존적 성인의 경우, 뒤로 물러서서 분리-개별화를 포기한 채 다른 사람과 의존적 관계를 맺거나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모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려 애쓰며, 이 감정을 누그러뜨리려고 합니다.


이처럼 자녀가 성장을 거부하는 행동을 할 때, 이기적이고 성숙하지 못한 부모들이 보이는 반응은 비슷합니다. 예컨대 냉정하고 거의 무관심한 부모나, 아이에 대한 독점욕이 강하고 매사에 간섭하는 부모는 자녀가 올바른 심리발달 과정으로 다시 옮겨갈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녀가 죄의식을 느끼게 하고, 왜곡된 부모화 과정을 겪게 합니다. 자녀를 학대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자녀의 성숙을 방해하지요. … 이러다 보면 아이는 부모를 통해 “자라는 것은 나쁘다”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결국 아이는 수동적인 삶을 원칙으로 삼게 되고, 또한 자신이 수동적인 삶을 살아야 가족에게서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여기서 이 개념을 다루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의존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사람들은 감정적 해상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임상소견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리사 펠드만 바렛이 이끈 실험연구를 통해, 감정적 해상도가 낮은 사람들은 자신이 마주하는 모든 상황에 부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무기력한 감정을 강하게 느낀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반면, 감정적 해상도가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알고, 따라서 관계도 능숙하게 조절할 줄 압니다. 자신의 감정을 생각하고 섬세하게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으면, 삶의 여러 가지 긍정적인 상황을 충분히 누릴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일도 보다 쉽게 이겨내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훨씬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가지요. 치료적 관점에서 바라본 감정입자도 혹은 해상도 개념의 유용함은 당연히 강한 자아의식을 키우는 데 있습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일반인에게는 안정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즉 어떠한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 상황이 의존적 어른에게는 불안감의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안정적인 상황은 의존적 어른으로 하여금 기어코 어떠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의존적 어른은 놀랍게도 안정성을 어떠한 행위를 해야 하는 상황과 결부시키고, 불안정성을 수동적인 상태와 결부시킵니다. 앞서 언급한 마르쿠스의 사례만 떠올려보아도 잘 알 수 있지요. 마르쿠스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때, 일, 집, 부부생활, 자식 등의 자신의 인생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졌었습니다. 요컨대 안정성이지요.


의존성 우울증은 유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나타납니다. 의존성 우울증 환자에게서는 정서적 갈망,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기대감 결여, 정서적 발달지체 증상이 눈에 띄지요. 이러한 증상 중에는 의존적 어른에게서 나타나는 특성들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의존적 어른은 성인이 될 때까지 본래적 의존성에서 제대로 벗어나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지요.

 


그런데 이러한 맥락에서 보았을 때, ‘지목된 주 조력자는 항상 의존적 어른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단 하나입니다. 지목된 조력자는 정서적 의존성이 높은 가족과 가까이 붙어 지내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즉, 그 조력자 역시 의존적 어른만큼이나 의존적 관계에 매달린다는 것이지요. 결국 지목된 조력자 또한, 스스로 깨닫지 못하지만 분리 및 유기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정서적 의존성이 높은 어른인 것입니다. … 겉으로 내보이지는 않지만 주 조력자 스스로 고통스럽고 파괴적인 의존적 관계를 감내할 정도로 의존적 관계에 대한 욕구가 강렬한 것입니다.


이처럼 ‘내려놓기’ 위해서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조력자가 신경 써야 할 진짜 문제는 의존적 가족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애쓰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자기 자신부터 자립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조력자는 “그 사람이 언젠가는 나 없이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의존적 가족에 대해 얘기하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람 없이도 제가 살아갈 수 있어야만 해요.”라고 자기 자신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 겁니다.

 

 

목차

머리말 가족의 사랑이 당신을 지배할 때

1장 가족이라면 그래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부모의 부모가 된 사람들: 부모화와 충성심 강요
기대는 사람, 기대게 해주는 사람: 상호의존적 괴롭힘
나는 당신의 부모가 아니야, 배우자지: 애정관계에서의 의존적 괴롭힘
너는 절대 내 곁을 떠날 수 없어: 질투 어린 독점욕

2장 그들은 어쩔 수 없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병적 거짓말
불쌍한 척하거나, 위험에 처한 척하거나, 스스로 죽겠다고 협박하거나

3장 내 탓일지도 모른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이유
갈등은 다른 가족에게 매달릴 수 있는 좋은 기회
나는 늘 피해자야, 그러니까 당신은 비난받아야 해

4장 그런 책임감은 나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의존적 어른의 가족이 겪는 감정의 6단계
버팀목의 우울증
가족 간의 불화, 무너지는 개인의 삶

5장 아픔에 이름 붙이기: 의존을 진단하다

끝없는 매달림: 의존성 인격장애
거센 감정의 파도: 경계선 인격장애
나를 도와주세요: 심리·정서적 미숙
우리 흔들림의 근본을 짚다: 실존주의 심리학
의존적 어른의 네 가지 주요 방어기제

6장 오래된 상처 속에 머물러 있다면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만들어낸 어른아이
어떻게든 홀로 서지 않기 위하여
부모의 말을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
모두 다 같이 그 자리에 있어줘, 언제까지나
내 삶은 금방 끝날 거야

7장 자꾸만 여기 아닌 어딘가를 찾고 있다면

마음은 늘 다른 곳에
내 인생은 헛돌기만 해
어차피 못할 텐데요
난 별거 아니니 관심두지 마세요
사라지고 싶은 유혹

8장 나 혼자 아무리 잘해도 그는 제자리인 이유

멈춰버린 삶
누가 나 대신 결정 좀 해줘
이타적인 모습의 실체
자신의 인생 방해하기

9장 숨 쉴 만큼의 거리를 만들려면

정서적 의존의 원인은 따로 있다
나를 버리지 마세요
자꾸만 양보하는 이유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

10장 나도 그들을 필요로 했습니다 

가장 시달리는 한 사람
어떻게 해서 주 조력자가 되는가?

11장 나부터 구했을 때 시작되는 변화

삶의 전제조건을 받아들일 때 치료가 시작된다
당신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진짜 자비심의 힘
나에게 맞는 치료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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