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평양면옥에서 물냉면을 다 먹고 나왔을 때, 여전히 그 맛에 적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국물이 너무 담백하고 시원해서 처음엔 잘 몰랐지만, 반복해서 먹다 보면 그 맛의 깊이를 알게 될 거라는 사장님의 인터뷰한 말을 떠올리며 계속 먹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평양냉면의 맛이 익숙지 않았습니다. 그 '슴슴한' 맛은 정말 특별하고, 담백한 국물은 점차 입에 맞춰지겠지만, 솔직히 재방문은 망설여 집니다. 슴슴한 맛에 적응되지 않아 김치를 두번이나 더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이건 완전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나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다들 맛있게 먹더군요.
하지만 물냉면의 고명인 돼지고기 편육은 조금 다른 경험을 주었습니다. 평소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제 입맛에도 편육의 돼지 냄새가 꽤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냉면의 국물은 담백하고 깔끔한 반면, 돼지고기 편육은 그 특유의 향이 강하게 나서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돼지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이 고명을 먹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기의 냄새가 강하게 나서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죠.
그렇지만 만두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만두의 모양은 투박했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속은 감칠맛이 제법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냉면이 너무 담백해서 만두가 더 맛있게 느껴진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만두 자체의 맛이 꽤나 풍부하고, 고기와 채소의 맛이 조화를 이뤄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냉면의 국물 맛이 깔끔하고 시원하다 보니, 그와는 또 다른 풍미를 가진 만두의 강한 맛이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평양냉면의 맛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제 입맛에는 평양냉면보다는 함흥냉면이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흥냉면은 고추장과 같은 강한 양념이 들어가 있어 더 자극적이고, 저와 같은 입맛에는 훨씬 잘 맞았습니다. 냉면의 맛을 진하게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함흥냉면이 더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평양냉면의 깊고 담백한 맛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만, 그 점이 저에게는 조금 낯설고,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제 입맛과는 맞지 않는 듯 했습니다.
충무로 평양면옥의 물냉면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제 취향에는 좀 더 강한 맛을 선호하는 함흥냉면이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아마 평양냉면의 진짜 맛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고, 그 맛에 적응하는 것은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솔직한 초짜 평양냉면 체험기였습니다.
아니다. 다음번엔 비빔냉면으로 다시 도전해 봐야 겠다. 다들 맛있게 먹는 냉면을 나만 첫느낌으로 포기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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