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배의 내적인 정당화, 즉 정당성의 근거 문제부터 살펴보면 여기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영원한 과거’가 갖고 있는 권위다. 이는 먼 옛날부터 통용되어 온 어떤 풍속을 계속 지키려는 습관적인 태도로 인해 신성화된 경우다. 낡은 형태의 가부장이나 세습 군주가 행한 ‘전통적 지배’를 가리킨다.
둘째는 어떤 개인의 비일상적인 천부적 자질(카리스마)이 갖고 있는 권위다. 개인의 계시나 영웅적인 행위 또는 그 외의 지도자적 자질에 대해 인격적으로 완전히 의지하고 신뢰하는 것에 기초하는 지배, 즉 ‘카리스마적 지배’다. 예언자나 정치 역역에서 선거로 선출된 지도자 또는 국민투표에 의한 지배자, 위대한 데마고그 demagogue(군중 심리를 이용하여 대중을 선동하는 정치가-옮긴이) 또는 정당 지도자가 행사하는 지배가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합법성’에 의한 지배다. 이는 제정 법규의 타당성에 대한 신념과 합리적으로 이루어진 규칙에 의거한 객관적인 권한을 기초로 한 지배로, 오히려 이때의 복종은 법규가 명하는 의무 이행의 형태로 실행된다. 근대적인 국가 공무원이나 그와 유사한 권력자들이 행하는 지배가 모두 이에 속한다. - 막스 베버(직업으로서의 정치) - p156
레비나스가 주장한 ‘타자’의 개념은 오늘날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계속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p166
과학 사회학의 창시자인 로버트 킹 머튼은 좋은 조건의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자는 뛰어난 연구 실적을 올림으로써 한층 더 좋은 조건을 얻게 된다는 ‘이익 - 우위성의 누적’메커니즘을 지적한다.
라는 문장을 차용해 이 메커니즘을 ‘마태 효과’라고 명명했다. -p170
내시 균형은 게임 이론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게임에 참가한 어떤 참가자가 다른 선택지를 고른다해도 기대치가 올라가지 않는 상태, 즉 ‘균형’을 이룬 상태를 가리킨다. 내시 균형을 설명하기 위한 사고 실험으로 가장 유명한 것이 ‘죄수의 딜레마 prisoner’s dilemma’다. 죄수의 딜레마는 원래 1950년 수학자 프린스턴 대학교의 교수 앨버트 터커가 강의 때 사용한 일종의 사고 실험이다. 참고로 앨버트 터커는 ‘내시 균형’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존 내시의 지도 교수 였다. -p173
조직을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인 2인 이상의 집단’이라고 정의하면 항공기의 조종실은 최소의 조직이다.
어떤 사람의 행동이나 판단에 대해 다른 누군가가 이견을 갖고 있다면 그 생각을 솔직히 드러내어 지적해야 한다. 항공기 조종실에서도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판단과 행동에 대한 다른 한 사람이 반대 의견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p179
반취약성은 내구력이나 강건함을 초월한 의미다. 내구력이 있는 물체는 충격을 견디고 현상을 유지한다. 하지만 반취약성을 지니면 충격을 원동력으로 삼는다. 이 같은 성질은 진화, 문화, 사상, 혁명, 정치 체제, 기술 혁신, 문화적 / 경제적 번영, 기업의 생존, 훌륭한 레시피(치킨 수프 나 꼬냑을 한 방울 떨어뜨린 타르타르 스테이크 등), 도시의 융성, 사회, 법체계, 적도의 열대 우림, 세균에 대한 내성 등 시대와 함께 변화해 온 모든 것에 해당한다. 지구상에서 하나의 종으로서의 인간이라는 존재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인간의 신체와 같이 살아 있는 것, 유기적인 것, 복합적인 것과 책상 위의 스테이플러와 같은 무기적인 물건과의 차이는 반취약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안티프래질) - p186
시스템에 해를 끼치는 현상의 발생을 예측하기보다 시스템이 위약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취약성은 측정할 수 있지만 리스크는 측정할 수 없다(리스크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카지노의 세계나 ‘리스크 전문가’를 자칭하는 무리의 머릿속 뿐이다).
취약성을 측정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변동성으로 인해 얼마나 피해를 입기 쉬운지는 측정할 수 있으며, 이는 피해를 일으키는 사건을 예측하는 것보다는 훨씬 간단하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현대의 예측, 예지, 리스크 관리에 접근하는 방법을 근본부터 뒤엎고 싶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안티프래질) -p188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능한 한 젊을 때 많은 실패를 맛보는 것, 여러 조직과 커뮤니티를 경험하면서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을 한 장소가 아닌 분리된 여러 장소에 형성하는 것 등의 요건이 중요해진다. 하나하나의 조직과 커뮤니티는 위약할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과 커뮤니티의 존속보다도 그 사람의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의축적이다. 만약 속해 있던 조직과 커뮤니티가 소멸된다 하더라도 소속된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면 그 사람의 사회 자본은 줄어들거나 사라지지 않고 아메바형으로 분산되어 유지될 수 있다.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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