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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컨택트 (Uncontact) 3

책과의 대화

by 별을 보는 사람 2020. 7.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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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섭 지음

 

 

공동체

우린 이미 부와 지위, 개성과 취향에 따라 폐쇄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문화를 갖고 있었다. 이것이 코로나 19로 더 확산되고 있다. 다중이 밀집하는 곳을 꺼리는 대신, 제한한 이들만 출입하게 하는 1인실이나 프라이빗 룸 같은 폐쇄되고 격리된 공간이 선호되었다. 불안함이 만든 배타성까지 결합하면서, 기존에 확대되어가던 프라이빗 서비스는 기회를 맞은 셈이다. Private & Premium은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장벽이다. -p223

 

 

 

이 모든 것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변화가 생기면서 나은 일이다. 무조건적 연결에서 호의적이자 선택적 연결로, 그리고 선택적 단절을 거쳐 무조건적 단절로 이어 진다면, 우린 지금 선택적 단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바로 언컨택트 사회의 본격적인 시작인 것이다.

-p225

 

 

 

당연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시점에 우린 선택을 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가 가지는 장점은 일부 취하되, 그런 연결이 주는 부담스러움이나 복잡함은 덜어내겠다는 태도가 '느슨한 관계'를 만들어냈다.

집단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다소 이기적인 태도로 보이지만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태도다.

그리고 이건 개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선택이다. -p240

 

 

 

 

코로나19로 언컨택트 사회로의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언컨택트 디바이드를 겪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지원은 사회적 전환 속도에 비해선 느리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은 노인의 자녀들이 어느 정도는 챙겨준다. 부모를 대신해 마스크를 사주기도 하고, 온라인 쇼핑 주문을 대신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국가가 사회적 제도로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 여기에 예산이 투입되기에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p251

 

 

 

우린 혼자서 살 수는 없다. 다만 공동체의 연결과 교류 방식에서 폐해를 걷어내는 과정이 나타날 것이다. 사람이 싫은 게 아니라, 집단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그 속에서 개인의 욕망과 탐욕 때문에 부당하고 불합리 한 일이 생기는 게 싫을 뿐이다. 이것이 싫다고 집단을 거부하고 고립화를 자처했던 이들도 있었지만, 언컨택트 사회가 투명성을 높이면 이 문제도 해소될 여지가 생긴다.

자신이 하는 부당함을 남이 알지 못할 수 있고, 권력의 힘을 맘껏 휘둘러도 견제가 제한적이던 시대에서 저질렀던 문제가, 투명성과 수평화가 강화되는 시대에서도 그대로 지속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p262

 

 

 

이 책에서도 여러 챕터에서 계속 언급되는데, 언컨택트 사회로의 전환에 저항하는 세력은 여러 분야에서 등장한다. 그걸 넘어서는 게 혁신이다.

한국 사회에서 전자투표, 디지털 민주주의가 제기된 지도 20년이 넘었다. 앞으로 얼마가 더 걸릴지 모르겠지만, 분명 가야 할 방향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국가가 디지털 민주주의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시도될 것이다. 2300여 년 전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을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던 말이 여전히 유효한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인류에게 정치는 중요한 화두다. 사회가 바뀌면 사람도 바뀌고, 같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푸는 방식도 바뀔 수 있다. 결국 언컨택트 사회에 맞는 정치 환경의 변화가 앞으로 정치권이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p272

 

 

 

언컨택트 사회는 예고된 미래였지만, 코로나 19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전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언컨택트 환경을 도입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상황이 언컨택트가 가진 문제를 급격히 노출시키는 계기도 되고 있다. 인간 소외와 새로운 갈등, 새로운 차별과 새로운 위험성, 결국 코로나 19가 종식되면 우리 사회는 언컨택트 사회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어차피 가야 할 길이었는데 그 시기가 당겨지고 속도가 빨라졌다. 이미 시작된 언컨택트 사회, 우린 그 속에서 계속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야 한다. 이제 시작이니까.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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