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가지 욕망, 그것도 두 가지가 서로 극과 극에 있는 욕망인데 어떻게 하나의 트렌드 속에 자리 잡고 있을까? 이것이 바로 언컨택트가 전방위적 욕망이자, 일시적인 것이 아닌 우리 사회가 그동안 진화해왔던 방향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소수가 아닌 우리 모두의 얘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 때문에 언컨택트가 필요하고, 기회 때문에 언컨택트가 필요하다. 언컨택트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영역이자, 미래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메가 트랜드 중 하나다 -p8
사회적 관계나 업무를 위해서 만나는 방식을 화상회의를 비롯한 언건택트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선 쉽게 납득이 간다. 어떤 방식이든 일만 잘 되면 되는 거니까. 하지만 언컨택트가 가장 어려운 것이 남녀 간의 애정 관계다. 사랑과 결혼은 스킨십과 키스 등 긴밀한 컨택트와 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을 찾는 사람들이 자꾸 생긴다.
이것 자체가 변화다.
컨택트의 욕망을 위해 언컨택트의 방법을 구사하는 셈이다. -p22
사만다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인공지능 운영체제로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하는데, 물리적 실체만 없을 뿐 대화하고 감정도 공유하며 사랑에도 빠지는 인간 같은 존재다.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 분)는 사만다(스칼릿 요한슨 목소리)가 처음부터 사람이 아닌 걸 알고 있다. 테오도르의 스마트폰에 있는 운영체제일 뿐이지만, 테오도르는 사만다와 뜨거운 밤을 보낸다. 사만다도 오르가슴을 느꼈다고는 하지만 그 말이 실제인지, 인공지능 운영체제로서 상대를 기분 좋게 해 주려고 그런 건지는 알 수 없다.
-p41
낭만이 사라지는 시대, 남는 건 효율뿐이다. 가성비를 따져 소비하듯, 뭐든 계산하고 따지는 시대에 연애나 섹스는 비용 대비 효율은 낮은 분야일 수 있다. 거기다 접촉을 통한 질병 전염에 대한 공포를 겪은 사람들이 안전한 새로운 대안을 고민해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완전히 대체되진 않겠지만, 변화는 충분히 이뤄질 것이다. 우리의 욕망이 바뀌면 그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커지게 될 것이고 산업적 대응도 적극적으로 바뀐 것이다. 욕망은 결국 우리의 일상뿐 아니라 비즈니스 기회도 바꾼다. -p43
변화는 당연했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선택하는 일이다. 당연히 기존 방식과 문화를 지지하는 이들의 저항이 나올 수밖에 없고, 이해관 계에 따라서 기존 방식과 새로운 변화 중 어떤 것이 이득일지도 따질 수밖에 없다.
-p58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보던 시선에서, 이제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불편하게 보는 시선으로 바뀌기도 했다. 한국 사람들 중에선 웃을 때 손으로 입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서양에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으면 비웃는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같은 행동이라도 해석이 달라진다.
그래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보는 나라들도 있다. 환자일 수도 있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려는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p78
다테마스크는 한국인에게도 충분히 확산될 욕망이다. 한국 사회가 그동안 타인에 대한 의식을 많이 한 건 단일민족, 혈연과 나이, 서열을 중시하는 집단주의적 문화 때문이기도 한데, 기성세대에겐 당연했던 관성이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로 갈수록 퇴색되어간다. 혈연, 학연, 지연 중심의 끈끈한 인맥이 퇴색되고, 역대 최저 혼인율, 역대 최저 출생률이 매년 경신되는 중이다. 평생직장에 대한 환상도 완전히 사라지고, 긱gig 고용(비정규 근로 고용)이 보편화되며, 직장 동료와의 관계도 끈끈한 위계서열 구조에서 벗어난다.
지금까지는 대면과 접촉이 중심이자 주류이고 비대면, 비접촉이 보조와 보완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그 반대가 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p81
초연결 사회Hype-connected Society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센서 기술 등의 진화로 사람과 사물 등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를 말한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증강현실,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 시티 등 미래 유망하다는 비즈니스도 모두 초연결 사회의 산물이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은 스마트폰을 쓰고 있고, 한국에선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5000만 명을 넘었다. 95% 이상이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데이터를 쏟아내고 있다. -p82
그동안 인간 관계든, 사회적 관계든, 비즈니스든 대면을 통한 관계가 축을 이루는 방식이었다. 비대면은 극히 일부였을 뿐이다. 이것을 바꾸는 건 단지 두 가지를 물리적으로 뒤집는 게 아니라, 비대면을 통해서 인간관계, 사회적 관계, 비즈니스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기술적 진화의 목적은 위험 회피와 안전 지향과도 연관이 있다. -p86
분명한 것은, 언컨택트 사회를 지향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도, 정부와 기업에 이런 변화를 원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일상에서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행동하는 것도 우리 모두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컨택트 사회만 고집하다간 위기 상황 앞에서 일상이 멈춰버린다. 언컨택트 사회를 받아들이면서 우린 계속 일상을 이어가야 한다.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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