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매체에서 가족에 관한 주제로 넘쳐나는 가운데, 《가족이라는 착각》은 그 중에서도 특별하게 눈에 띈다. 책의 제목처럼 우리가 평소 가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도전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가족 관계를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저자는 자식, 부부, 노부모 각각의 관계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착각을 제시한다. 아이를 '내 것'으로만 보는 부모의 시각, 부부간 '하나'라는 환상, 그리고 노부모를 '어른'이라는 군상 속에 갇힌 자식들의 관점.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가족 관계의 균열을 초래하는지를 선명하게 그려낸다.
특히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들이다. 호칭의 변화나 대화법은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이어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조언들로 가득하다. 또한, 이 책을 통해 가족 간의 적정한 거리와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저자는 가족의 정의가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항상 사랑과 소통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가족 간의 관계는 복잡하고 얽혀 있을 수 있지만, 이 책을 통해 그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발견하고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가족이라는 착각》은 현대 가족의 복잡한 문제를 깊이 있게 파헤치는 동시에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가치 있는 책이다. 가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아빠에게 매를 맞고, 엄마에게 학대를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발하면 규정대로 일정한 조치가 취해진다. 문제는 그 뒤다. 자신을 신고한 아이와 계속 같이 살아야 하는 부모, 못 견뎌서 부모를 신고했지만 다시 한 공간에서 부모와 지내야 하는 아이, 그 관계가 이전보다 못하면 못했지 더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다 보니 가정폭력은 한 인간에게 치명적 고통을 주고 상처를 남김에도 음성적으로 이루어진다. - p.21
서열과 차별이 존재한다면 행복한 가정은 이루기 어렵다. 누군가는 힘들고 괴로운데 누군가는 편하고 즐겁다면 평등하지 않은 가족이고, 이런 가족 사이에 행복을 꽃피우기는 힘들다. 가부장적 아버지, 자식을 편애하는 어머니가 부모라면 가족 내에 서열이 정해지고 크고 작은 차별이 진행된다. - p.41
만약 당신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라서 마음의 병이 생겼다면, 왜 가족을 위해 희생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누군가 먼저 당신에게 요청해서 희생했을지도 모른다. 엄마가 맏이라는 이유로 동생을 위해 희생하라고 했을 수도 있다. 어릴 때는 부모의 말은 절대적이고 거역했을 때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독립했다면 나를 고통에 빠뜨리면서까지 부모의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 그런 희생은 부모와 형제자매를 향한 화만 커지게 할 뿐이다.- p.62
불통의 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말이다.
“왜 그렇게 쩝쩝거리면서 먹어? 밥맛 떨어진다니까.”
“이 바보야, 그냥 직진하면 어떡해? 좌회전했어야지. 어이구, 답답해 죽겠네!”
이런 말을 듣고 감정이 상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식사할 때 소리를 적게 내라든지, 운전할 때 표지판이나 신호등을 정확히 보라는 의도로 이야기하고 싶다면 고운 말로 한다. 내가 듣기 싫은 말은 배우자도 듣기 싫다.
“당신이 맛있게 먹으니 참 좋아. 소리를 조금만 적게 내면서 먹으면 더 좋겠어.”
“내가 먼저 말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표지판이나 신호등은 운전자가 미리 확인해야 해.”
- p.94
“남편은 아내에게서 두 번째 어머니를 찾고, 아내는 남편에게서 첫아이의 모습을 발견한다”라는 말도 있다. 많은 사람이 이 말에 공감하지만, 여기서부터 부부 사이의 갈등이 시작되고 비극이 잉태된다. - p.103
자식이 그립고 보고 싶은 노부모의 마음이야 세계 어디든 똑같을 터이다. 과거 대가족 시대의 노부모들은 자녀에게 물질은 물론 정서적인 지지까지 받으며 살았다. 그러나 핵가족 시대가 되면서 예전 같은 물질과 정서적인 지지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부모와 자녀들의 관계는 시대가 변할수록 점차 소원해졌다. 현대 사회의 노부모들은 육체적 쇠퇴와 더불어 가족으로부터의 소외감과 고독감 등 정신적 혼돈과 정서적 갈등의 악순환 속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 p.153
부모와 자식 사이의 친밀감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자녀들이 아버지를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에 자녀들과 함께하지 못한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아버지가 이제와서 자녀에게 친밀감을 요구한다면, 자녀들은 이렇게 물을 것이다.
“아버지는 그때 어디 계셨어요?” - p.193
자녀가 성인이 되면 내 마음속에서 놓아 줘야 한다. 자식들이 날아갔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날려 보냈다고 생각해야 한다. 부모는 자식이 스스로 날아갈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자식을 혼자 살아갈 수 있을 만큼 키우고 공부시켰으면 제힘으로 살아가게 둬야 한다. - p.204
무심코 툭 뱉은 말 한마디가 부모와 자식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낸다. 피를 나눈 사이니까 어련히 이심전심이 통하리라는 마음은 버리는 게 좋다. 오히려 부모와 자식 간에는 전혀 말이 통하지 않고, 무조건 제 말만 하다가 포기하고, 아무 생각 없이 내지른 말이 가슴에 비수처럼 박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 p.207
추천의 글
들어가며_ 가족이니까 다 괜찮다는 착각
1장: 자식은 ‘내 것’이라는 착각
- 피붙이라는 이유로 자식에게 주는 상처
아이 마음에 상흔을 남길 때 생기는 것_ 공격자와의 동일시
우리는 어쩌다 ‘침묵 가족’이 되었을까_ 소통 장애
가족끼리 더 무서운 차별과 서열_ 둘째 딸 증후군
똑같은 자식인데 비교하는 부모_ 비교 평가
한 배에서 태어난 최초의 경쟁자_ 형제간 경쟁
부모와 자식은 분리된 관계다_ 개별화
꼭 너 닮은 딸 낳아 키워 봐라_ 양가감정
2장: 부부는 ‘하나’라는 착각
-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얽매인 남자와 여자의 심리
하여튼 말이 안 통한다며 툭 던지는 말_ 언어폭력
아내가 엄마처럼 나를 아껴주면 좋겠다_ 투사
아들은 남편을 대신할 남자가 아니다_ 경계
시가가 먼저냐 처가가 먼저냐_ 손실 회피 심리
한 번 깨진 거울은 결코 다시 붙일 수 없다_ 외도 심리
더는 참고 살 이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_ 황혼이혼
3장: 부모는 ‘어른’이라는 착각
- 나이든 부모와 자식에게 생기는 마음의 갈등
어디든 날 좀 데려가 다오_ 시설생활증후군
나이든 부모를 이해한다는 것_ 노화
노부모를 돌보는 방법_ 노인 우울
어느 날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_ 치매
매달 연락이라도 드렸어야 했는데_ 부양
4장: 가족은 ‘새롭게’ 봐야 회복된다
- 부모와 자식의 관계 회복을 위한 과정
아버지는 그때 어디 계셨어요?_ 부성의 회복
한 번 날아간 새는 돌아오지 않는다_ 빈 둥지 증후군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_ 칵테일 파티 효과
자식도 부모를 독립시켜야 한다_ 존중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봐야 한다_ 욕망
5장: ‘가족’이지만 ‘타인’이다
- 독립된 존재로 서로 행복한 가족에 대하여
가족이지만 타인으로 사랑한다는 것_ 가족애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까_ 관계
가장 많은 대화가 필요한 사이_ 소통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은 건 아니다_ 표현
가정은 행복을 배우는 학교다_ 행복
나오며_ 가족에게는 그리울 만큼의 거리가 필요하다
2023.08.28 - [책과의 대화] -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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