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것이 문제다. 곤혹스럽지만 미디어는 규정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듯 가변적인 미디어라고? 미안하지만, 그렇다.
첫째, 미디어는 관계를 만드는 매개체다. 미디어는 기술적 장치도, 콘텐츠도 아니다. 신문은 여론을, 텔레비젼은 대중을 만들었고, 교실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만들었다.
둘째, 이렇게 매개된 관계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미디어다. 대중을 만든 것은 매스미디어, 구독 관계로 이루어진 것은 트위터라 부르고, 친구 관계로 이루어진 것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고 부른다.(이들에 대한 정의는 본문에서 자세히 다루게 될 것이다).
미디어와 나의 관계, 미디어가 매개하는 나와 여러분의 관계가 미디어를 정의한다. -p7
언제 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는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미디어들이 넘쳐나고 있다. 미디어가 관계를 만드는 매개체라면 꼭집어 이것은 미디어고 이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다. 블로그, 네이버 카페, 다음 카페,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 모든 것이 미디어인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이런 넘처나는 미디어 속에서 살게된 것은 아마 스마트폰의 보급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여기서는 사용자, 서비스, 콘텐츠, 디바이스를 끊임없이 연결하면서 매개자가 될수록 가치를 인정받는다.
고립된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듯이 고립된 콘텐츠, 서비스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연결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개체만이 살아남는다. 바로 이것이 오가닉 미디어의 가장 기본적인 작동 원리다. -p11
최근들어 블로거들은 그저 블로그 글 작성에만 신경쓰지 않는다. 본인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오픈하고 그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반응을 살핀다. 이젠 모든 분야의 이슈들이 소셜미디어에 오픈되고 사용자들에게 공유된다. 그리고 사용자와 사용자를 매개할 수 있는 디바이스는 매년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미디어를 콘텐츠를 전달하는 도구로 보면, 콘텐츠(제품, 메시지)를 어떻게 많은 사람에게 전달(노출)할 것인가에 집중하게 된다.
반면 네트워크 관점에서 미디어를 보면, 사용자, 메시지, 광고주, 마케터 등이 모두 미디어의 구성원(노드)이다. 여기서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 할지 보다는 노드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관계를 형성하는지, 네트워크의 작동원리에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전자는 메시지 도달률을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을 할 것이고, 페이스북 페이지의 팬 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다. 후자는 사용자를 자발적인 매개자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신뢰를 쌓고 관계를 운영할 것인지, 그 ‘과정’을 고민할 것이다. -p13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제품이나 메시지의 정확성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것 같다. 한 곳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면 믿음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네이버, 다음, 유튜브 등에서 한결같이 좋은 평을 받은 제품이라면 그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좋을 것이다. 최근에 아이팟 프로에 대한 구매평이나 사용기를 보면 모두 칭찬 일색이다. 이런 경우 같은 기능을 하는 타사 제품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오직 아이팟 프로만 보일 뿐이다.
전통적 미디어 관점에서의 질문들
네트워크 관점에서의 질문들
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 경험이 바뀌고, 그에 따라 이 미디어와 나의 관계가 바뀌는 것이다. 지식과 사고를 전달하는 미디어의 역할은 계속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책에 대한 정의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책은 사라질 것이다. 책과 나의 관계가 진화함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고 지각하는 방식 또한 진화하게 될 것을 믿는다. -p30
책에 대한 개념을 바꾸기 위해 전자책을 이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패드도 샀고 리디북스에서 책도 몇권 구입해서 읽었다. 참 좋은 환경이다. 종이책을 읽는 것보다 너무나 좋다. 너무 좋아서 탈이다. 아이패드에는 북 리더 뿐만 아니라 너무나 다양한 기능이 있어서 책을 읽다 다른 곳으로 빠지기 일수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있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책에 대한 정의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라는 말에 동의 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시대가 변하면서 그것에 대한 정의는 변한다. 혹은 기존의 정의 자체가 없어지기도 한다.
미디어의 3요소
- 컨테이너 - 종이책에서 손에 잡히는 책 모양
- 콘텐츠 - 컨텍스트와 이미지로 구성된 스토리(내용물)
- 컨텍스트 - 독서할 수 있는 환경
우리는 미디어의 컨테이너를 통상적으로 책, 텔레비전, 라디오 등 물리적인 틀로만 인지해왔다. 하지만 컨테이너에는 숨겨진 쟁점이 있다. 철학자이자 과학기술자인 데이비드 와인버거는 2012년 <<지식의 미래(Too Big to know)>>에서 컨테이너의 형태가 우리의 사고와 지식을 규정하고 가두어왔음을 지적한 바 있다. 예를 들면 ‘책의 형태에 기반한 사고(book-shaped thoughts)는 평면적이고 획일적이며 순차적이어서 책을 통해 습득된 지식은 그동안 인쇄 매체의 물리적 형태와 특성 속에 우리를 가두어왔다는 것이다. -p43
이제는 책이라는 매체에 대한 개념이 조금은 바뀐것 같다. 전자책에 대한 수요를 보면 그렇게 생각된다. 하지만 책이라는 컨테이너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쉽게 바꿀수 있을까?
이제는 저작자의 권리를 주장하기보다 저작물의 공유가 만드는 파생 가치에 더 주목해야 한다.
‘복사할 수 있는 권리 copyrights’ 대신 ‘공유될 만한 가치’를 사용자가 정할 것이다.
인터넷 시장 전체로 본다면 콘텐츠 비즈니스라는 말보다는 ‘연결’을 통해 콘텐츠의 비즈니스를 다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p67
사용자에 의해 공유될 만한 가치를 평가받는 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물론 그럴듯한 정보로 사용자들이 현혹될 수도 있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아 판명될 것이다.
그렇다면 기사(콘텐츠)의 가치는 무엇으로 측정되어야 할까? 각 기사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 정도는 낚시에 기반한 페이지뷰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언론사가 더 잘 알 것이다. 앞으로는 ‘공유 수’와 ‘댓글 수’, ‘체류 시간’ 등을 비롯한 독자의 공감 정도,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의 긴 생명력과 확산 정도가 지표로 사용되어야 한다. -p74
이제는 단순 커뮤니티에서도 인기글이라는 타이틀로 사이트 전면에 표시되는 글들을 보면 페이지뷰와 댓글수 등을 고려해서 표시된다. 단순히 사람들이 낚시성 제목에 끌려 클릭한 수로 인기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좋은 컨텐츠를 걸러내는 기능들 속에서 가치 없는 컨텐츠는 점점 더 설곳이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사들만 쓰는 글쓴이는 이제 글쓴이의 이름만 보고도 사람들에게 외면 받게 될 것이다.
최근에 알게된 사이트가 있다. www.reportrash.com이란 사이트다. 들어가 보니 각각의 언론사에 소속되어 있는 기자들의 기사를 사용자의 제보에 의해 평가하는 사이트였다.
가짜 뉴스나 잘못된 정보로 정부 비판 뉴스, 제목을 자극적으로 달아 사람들을 혹하게 만들고 정작 들어가 보면 뻔이 보이는 속샘을 주장하는 뉴스 등...
물론 이런 판단들은 사용자가 내리는 것이지만 이젠 사용자 들이 예전처럼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움직여 주지 않는 것 같다. 반대로 이런 잘못된 정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또 공유하는 것 같다. 이런 사용자들의 참여가 활발해 질수록 래포트래시라는 매개체는 발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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