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나 예스24에도 리뷰가 있지만, 아마존의 경우는 단순히 리뷰나 구매 결정의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가 트렌드나 사람들의 취향에 이르기까지 뜻밖의 ‘정보 탐색’ 과정까지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웬만해서는 사이트에서 물건 하나 보고 바로 벗어나기 어렵다. 내게 유용한 정보가 계속해서 연결되고 새로운(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토끼 굴로 빠지기를 반복한다. 수많은 종류의 사용자 행위가 혼합되고 가공되어 내가 놓인 상황에 따라 정보가 끊이지 않고 제공되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서비스 모델은 다름 아닌 ‘연결’ 모델이다. -p83
유튜브도 마찮가지다. 관련 주제들이 새롭게 끊임없이 업데이트 된다. 유튜브에서 관심있는 영상을 클릭하는 순간 그 영상의 주제와 관련된 무수한 영상이 뜬다. 물론 시청자에게 다양한 관련 주제를 소개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런 장점이 꼭 순기능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 관련 영상의 경우 진보 정치에 관한 영상이나 혹은 보수 진영의 영상을 시청하게 되면 어느 한쪽의 관련 영상만 리스트 되어 시청자는 진보 혹은 보수 관련된 편향된 영상만 보게 되는 역기능도 존재한다.
오가닉 미디어는 사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네트워크다. 사람들의 참여로 시작해서 그 결과 사용자 간의 관계를 얻는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가 성장하는 모델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참여 방식은 당연히 무궁무진하다. 사용자끼리 친구를 맺고 사용자의 목소리로 뉴스를 전달하는 것만이 오가닉 미디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매스미디어와는 달리 사람들이 반응하고 공유하고 소비함에 따라 네트워크도 성장하고 미디어도 성장한다. 이러한 미디어는 말 그대로 ‘오가닉’, 즉 유기체처럼 살아 있는 미디어다. -p90
무수히 많은 뉴스 게시판과 케뮤니티들이 생겨 났다 사라지고 또다시 생겨 난다. 이것들은 마치 이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 처럼 유기체를 보는 듯 하다.
아마존은 그 자체로 오가닉 미디어일 뿐 아니라 심지어 현재의 소셜 미디어 모델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서로를 감시하고 관리하고 보여주어야 하는 소셜 미디어에서는 한번 만든 네트워크는 고치기도 어렵다. 언팔 unfollow과 언프렌드 unfriend로 일일이 인맥을 관리하는 공수와 심리적 부담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아마존의 네트워크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지금의 내 관심에 따라 사람들과 연결되고 서로에게 영향과 도움을 주지만 관심이 변하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사람도 변한다. - p91
오가닉 미디어의 핵심은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집합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들은 관심에 따라 모이지만 또 관심이 없어지면 흩어 진다. 샤오미의 고객은 전형적인 영업사원이들이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서로 추천하고 포험까지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애프터서비스도 대신 도와 준다. 또 고객들은 샤오미으 기획자, 개발자, 테스터가 되기도 한다. 이들이 참여 하는 커뮤니티 들의 글들을 보면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전문 적이다. 제품과 고객의 관계, 제품으로 매개된고객 간의 관계, 고객으로 매개된 제품 간의 관계의 합이 어쩌면 샤오미의 진정한 제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유형이 유기적으로 진화할 수 있지만 사용자 관계가 기본적으로 다대다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성장하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여기에서는 미디어의 형태에 미리 정해진 것이 없다. 사용자의 매개 활동이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 네트워크의 성장이 곧 미디어의 진화를 만든다. 이것이 오가닉 미디어의 질서이고 법칙이다. 소통하고 기록하고 찾고 보관하고 공유하는 다양한 활동 과정에서 사용자의 경험 범위가 훨씬 더 넓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p103
온라인 상에는 무수히 많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이 존재한다. 포스팅, 댓글, 패러디, '좋아요' 등 갖가지 방법으로 케뮤니케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일상적으로 묻고 답하고 외면하고 공감하는 케뮤니케이션에는 일들이 거의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또한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 큐칙(@맨션, 리트윗, 해시태그, 공유 방법, 공감 표시 등)이 있고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문화가 존재 한다.
구글의 역할은 전형적인 중개자의 역할과 같다. 확보하고 있는 리스트가 많을수록, 그리고 무엇을(어떤 이상형을) 찾고 있는지 파악하면 할수록 연결(중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용자의 신뢰를 얻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구글이 찾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그 모든 사용자 활동은 구글이 사용자 신뢰를 확보하는 데이터로 활용되므로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p108
구글이 내놓은 제품들은 거의 공짜다. 물론 기능들 또한 세계 최고의 제품들이다. 우선 구글에서 어떠한 서비스를 하면 믿음이 가지 않는가? 그리고 이러한 제품들은 더 많은 사용자들을 만들고 이러한 사용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수준 높은 제품들이 만들어 진다. 그리고 구글은 이러한 사용자들에게 광고하고 그 수익금을 나눈다. 그리고 또 새롭게 제품을 개발하고...이러한 선순환은 아마 구글의 원동력일 것이다.
모든 인터넷 서비스는 그 유형과 목적을 막론하고 모두 사용자 네트워크와 정보 네트워크, 그리고 이 두 네트워크 간의 결합(하이브리드 네트워크)으로 이루어져 있다. 달리 말하면, 인터넷 서비스 구조의 쟁점은 ‘네트워크’에 있다. 콘텐츠와 사용자가 각각, 그리고 서로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지가 서비스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123
구글의 핵심 가치도 연결이다. 구글의 검색엔진인 페이지링크는 30조 개 이상의 웹페이지를 연결하고 있다. 색인하는 무서의 수가 아니라 ‘연결된 대상’이 30조 개라는 말이다. 웹페이지 간의 연결된 관계(인링크와 아웃링크 관계)를 기반으로 어떤 문서가 더 중요한지 알아내는 원리가 지금의 구글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트워크의 개방성은 선택 요소가 아니라 원래 주어진 것이다. 그것을 무시하는 순간 비즈니스 전략은 모순이 되고 네트워크는 진화를 멈추게 된다. 이것은 내가 몸담았던 회사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 이것을 체득하는 데 수년이 걸렸다. 사용자를 서비스 안에 가두려고 하면 결과적으로 고립된즌 것은 사업자 자신이다.
네트워크에서 사람들은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 오늘 처음 뒤집기에 성공한 아기 동영상도 자랑하고, 어제 본 영화도 애기하고, 요즘 빠져 있는 드라마 주제곡도 나누고 싶다. 일상이든 정보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조각들이 모이면 그 네트워크가 지향하는 사회관계가 정의되고 네트워크가 함께 추구하는 가치가 된다. 그것을 성장시키는 네트워크가 시장을 이긴다.
세상의 살아 있는 모든 만물이 생성, 진화, 발전, 쇠퇴, 소멸의 라이프사이클을 지닌다. 네트워크 서비스는 이 성장 사이클을 최대한 연장해야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생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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