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인생에서 좌절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좌절의 기술’*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좌절과 역경 속에서도 어떻게 더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2천 년 전, 세네카와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같은 스토아 철학자들은 불확실한 세상에서 평온을 유지하는 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지혜는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이 책은 스토아 철학자들이 좌절에 대처하는 방법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인생에서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실용적인 철학적 도구를 제시합니다.
스토아의 시험 전략은 그 이름이 담고 있는 바와 같이 고대 스토아주의자들이 고안했다. 스토아주의자들은 철학자들이었지만, 고대 세계에서 철학자들이 다양한 직업에 종사했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우리가 오늘날 철학이라고 생각하는 영역 말고도 물리학, 생물학, 수학, 논리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활약했다. 그들은 이들 각 분야에 큰 공헌을 했지만 그 가운데서도 심리학에 대한 스토아주의자들의 기여가 특히 인상적이다. 실제로 스토아의 시험 전략은 어떤 심리 현상에 대한 그들의 인식에 기초한 것으로서, 현대의 심리학자들이 이 현상을 재발견하여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라고 명명했다. 프레이밍 효과란 우리가 어떤 상황을 정신적으로 어떻게 특징짓느냐가 그 상황에 대한 감정적 대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한다.
회복탄력성이 있는 사람은 희생자의 역할을 맡지 않으려 한다. 그런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동정심을 유발하겠다는 의미인데, 그런 사람은 자신을 불쌍한 존재로 여기지 않고, 굳건하고 유능하다. 그런 사람은 비록 부당한 행위의 표적이 될지 말지를 자신이 통제할 수는 없다 해도, 표적이 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해서는 상당한 통제력을 갖는다. 그런 사람은 그런 부당한 행위가 자신의 하루나 어쩌면 자신의 일생을 파멸하도록 그냥 방치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낙관적인 태도를 잃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앞날에 잘못 깔아 놓은 방해물들을 처리할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그런 행위에 용감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
따라서 좌절을 겪을 때 우리의 의식적 경험은 잠재의식이 지휘하고 감정들이 합세하는 이중 공격, 이를테면 교차사격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의식은 어떻게든 명료하게 사고하고자 바둥거릴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그 좌절에 대처하는 보잘것없는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이다. 더 나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감정은 한 번 자극되고 나면 가라앉기 어렵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유발한 좌절이 극복되고 나서도 한참 동안 우리 삶은 계속 혼란스러울 수 있다. 감정과 잠재의식을 상대하는 일이야말로 일생의 도전임을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아이와는 달리 우리의 감정과 잠재의식은 결코 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부정적 시각화(negative visualization)라고 알려져 있는 이 기법은 스토아의 공구상자에 들어 있는 가장 뛰어난 심리 도구 중 하나다. 스토아주의자들이 부정적으로 시각화하라고 조언하는 건 상황이 얼마나 더 나쁠 수 있는지를 곰곰이 숙고하라는 주장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그랬다면 그것은 실제로 고통에 대비한 처방전일 것이다. 그 대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인생과 상황이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는지에 관해 그저 스치듯 생각하는 것이다. 부정적 시각화 연습의 일환으로 친한 친구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는다고 상상해 보라. 이 가능성을 마음에 ‘가라앉히기’ 위해 스스로 몇 초의 시간을 가져라. 이런 생각에다 그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심적 이미지를 떠올려 볼 수도 있다. 부정적 시각화의 시각적 구성 요소이다. 그리고 나서 일상으로 되돌아오라. 다음번에 그 친구를 만날 때 그 친구가 계속 살아 있다는 사실로부터 솟아나는 작은 기쁨을 경험할 아주 좋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 이것은 그 친구의 존재를 당연시해왔던 기존 태도를 잠깐이라도 멈출 기회였기 때문이다.
스토아주의자들은 이런 종류의 ’죽음 명상(mortality meditation)’을 실천하라고 말한다. 그러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직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그들의 존재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게 될 것이며, 이는 곧 우리의 사랑이 그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못하더라도 그들과의 이별을 덜 슬퍼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들이 살아 있을 때 우리가 할 수 있었고 또한 했어야만 했던 일들 때문에 후회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마도 그 일을 이미 했을 테니 말이다. 이런 명상은 불길하다기보다 인생을 깊은 차원에서 긍정하고자 하는 연습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스토아주의자들은 좌절을 겪을 때는 반드시 의식적으로 그 상황을 일종의 시험으로 프레이밍할 것을 권장한다. 우리가 실망하면 낮은 점수를 얻을 것이다. 분노하거나 의기소침하면, 심지어 희생자를 자처하면 낙제할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상태에서는 좌절이 우리 마음속에 부정적 감정들을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마음의 고통을 성공적으로 봉인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봉인해야 할 마음의 고통이 없기 때문이다.
에픽테토스여, 할 수만 있었다면 나(신)는 그대의 불품없는 신체와 하찮은 소유물들이 자유롭고 어떤 방해도 받지 않도록 보장했을 걸세. 그러나 만물이 그러하듯이, 그대는 그 몸이 진정으로 그대 자신의 것이 아니며, 교묘하게 형상을 입힌 찰흙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네. 그러나 그렇게 놓아둘 수는 없었으니 나는 그대에게 내 자신의 일정 부분을 주었단네. 행하거나 행하지 않을 동기부여의 능력, 욕망과 혐오의 능력을 말일세. 그것은 한마디로 인상들을 적절히 사용하는 힘일세. 만약 그대가 이 능력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이 능력을 보관하는 데 그대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면, 그대는 결코 방해받지 않으며 그대를 가로막는 것도 없을 걸세. 그리고 그대는 결코 고통에 신음하지도 결코 잘못을 찾아내려 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 누구에게도 일절 아첨하지 않을 걸세.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일상생활에서 ‘그냥 노 젓기를 멈춘다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여러 번 일들을 더 쉽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무언가 중요한 목표를 성취하려면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에서도 ‘한번 더 노를 저을 수 있는’ 능력과 또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른 그 어떤 능력보다도 바로 이런 능력 덕분에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실패하는 동안에도 자신이 마주한 도전에서 탁월성을 드러낸다고 나는 확신한다.
죽음 명상을 할 때 우리는 직업이나 배우자를 잃는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잃는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상 자체는 불가능하다. 만약 내가 존재하기를 멈춘다면 죽음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대신 만약 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세상이 어땠을까를 상상해 볼 수는 있지만, 혹시라도 1946년도 영화 <멋진 인생>에 나오는 허구적인 이류 수호천사 클래런스 오드바디(Clarence Odbody, 영화에서 아직 날개 달린 정식 천사가 되지 못했으나 선량한 주인공이 자살하지 않도록 돕는 임무를 부여받은 존재—옮긴이) 같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는 한, 그건 단지 나의 억측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죽음 명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정적 시각화 기법의 다양한 변형들이 있다.
마지막 순간 명상을 하려면 우리는 판에 박힌 일상을 잠시 중단하고,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던 간에 지금이 그 일을 하는 마지막 순간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주기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실제로 이 책이 독자들이 읽을 마지막 책일 희박한 가능성도 있다. 심지어 바로 이 문장이 독자들이 읽을 마지막 문장일 수도 있다. 물론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의 나머지 모든 문장을 완독할 뿐만 아니라 이후로 길고도 행복한 삶을 계속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사실을 꼭 알아주기 바란다. 어쨌든 울적한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런 마지막 순간 명상은 세상의 모든 존재에게 의미를 불어넣는 위력을 지닌다
이 책을 통해 좌절은 피할 수 없지만, 우리의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스토아 철학의 핵심을 배웠습니다. 특히 "좌절은 다르게 바라볼 때 끝난다"는 가르침은 일상 속에서 작은 실패와 어려움을 대하는 나의 시각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좌절은 단순히 힘든 경험이 아니라,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 기회라는 생각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좌절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은 든든한 지침이 될 것입니다.
[인문][철학] 세네카의 인생론 (1) | 2024.11.24 |
---|---|
[인문][철학] 나를 살리는 철학 (3) | 2024.11.15 |
나는 왜 꾸물거릴까? (0) | 2024.11.09 |
[인문][철학] 그럼에도 인생은 흐른다 (6) | 2024.09.28 |
[인문][철학] 그리고 나는 스토아주의자가 되었다 (1) | 2024.09.24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