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 모두 일을 미루곤 하잖아요. 그게 의지가 약하거나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에요. 일을 미루는 건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 조절의 문제일 수 있어요.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님과 연구팀이 쓴 『나는 왜 꾸물거릴까?』는 우리가 왜 자꾸 일을 미루게 되는지 그 이유를 깊이 파헤치고, 그걸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줘요. 이 책은 '자기 비난 → 꾸물거림 → 죄책감'이라는 악순환을 끊는 법을 이야기해요. 그리고 꾸물거림의 다섯 가지 유형을 통해 우리가 왜 미루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죠. 여기에는 비현실적 낙관주의, 자기 비난, 현실 저항, 완벽주의, 자극 추구 성향이 포함돼요. 이 다섯 가지 유형을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면서 어떤 감정이 우리를 미루게 만드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 이 책은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통해 미루는 행동이 단순히 나쁜 습관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강조해요. 그냥 '해야 해'라고 자기 자신을 다그치기보다는, 우리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여러분이 꾸물거림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면, 이 책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꾸물거림은 우리가 가진 감정의 복잡한 결과일 뿐이고, 그걸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해결의 첫 걸음이 시작된답니다.
책 속의 구절들
여기에서 한 가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꾸물거리는 행동이 일회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습관이다. 한 번 습관이 들면 단축키가 형성되기 때문에 비슷한 행동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고, 반복된 실패감은 우울과 무기력으로 이어진다. 꾸물거림을 촉발하는 심리적 기제에 대한 이해와 대처 없이는 미루기 습관의 반복을 피할 수 없다.
양가감정 속에는 변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는 훌륭한 연료이다. 의도가 미미하더라도 산소를 조금만 주입하면 불이 옮겨붙어 활활 타오를 수 있다. 그러려면 꾸물거림을 문제로 진단하고 행동 교정에 초점을 맞추기에 앞서, 나라는 사람, 나의 가치관,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을 탐색해야 한다. 마음이 흔들릴수록 변화가 가고자 하는 곳을 탐색하고, 또 지속할 수 있도록 틈을 주어야 한다. 그 여유 공간에서 차분하게 방향을 잡고 장애물을 확인하고 전략을 다시 세우면, 생각한 대로 행동할 수 있다.
자기 비난은 지난 일에 대한 후회, 타인과의 비교, 자기-검열, 자신에 대한 질책과 혐오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그중에서 꾸물거림과 깊은 관계인 자기 비난의 특징은 바로 '죄책감'이다. 자기 비난 경향성이 짙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멍청하고, 융통성 없고, 어설프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수하지 않고, 똑 부러지게 보이기 위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 충동까지 통제하면서 들볶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실패나 실수를 비난하는 것뿐 아니라 성격, 외모, 행동을 포함한 자기 전체를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한다.
고통을 주던 자기 비난을 멈추고, 죄책감에 가려져 있던 이 정보들을 수집하면 할수록 내가 무엇을 하고, 하지 않을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Socrates)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 깨달으라는 일침이 아니다. 그보다는 내가 나라는 사람에 대해, 그리고 진리에 대해 알아차릴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는 사람임을 알려주는 말이다.
‘나는 불안한데, 불안함을 느끼면 안 될 것 같다. 하기 싫은데, 이걸 하기 싫어하면 안 될 것 같다.’ 해야 할 것 같아서 나아가려 하지만, 나아가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아 억눌려오거나 회피해왔지만, 여기 나의 관심과 취향이 생생하고 온전하게 존재한다. 자꾸 주춤거리게 되고,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하지 못해서 자책해왔다면, 그동안 바라보지 않았던 나의 소망들을 마주 보아야 할 때이다.
나는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연스럽게 믿고 있는 내가 된다면 어떨까? 지금 가진 단점도 괜찮다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만족스러워하는 사람이 된다면 어떤 기분이겠는가? 회피 욕구 뒤에 가려져 있는 나의 성장 동기(growing edge)를 생각해보라. 그것이 달성되었을 때 찾아올 편안함과 만족감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궁극적인 목적지다.
차가운 인지 상태에서는 꾸물거림의 이득과 손실을 따져보기가 수월하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부당함에 대한 집착'이다. 현재 상황이 부당해서 몹시 억울하다는 감정은 다시 뜨거운 인지 상태에 빠지게 한다. 다른 사람이 억지로 시켜서 일하기가 내키지 않고, 불만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부당함을 곱씹으면 이득과 손실을 냉철히 따져보기가 어렵다. 부당함보다 내가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것이 꾸물거림을 해결하는 데 유용하다.
현실에 저항해서 꾸물거리는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미루기' 그 자체가 아니다. 할 일을 안 하는 방법으로 자율성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도 아니다. 진짜 바라는 것은 자기 결정성의 회복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너무 강할 때는 그저 하기 싫다는 아유성에 가려져 있지만, 시간을 들여 살펴보면 자신이 원하는 변화의 방향과 목표가 드러난다. 무얼 원하는지 알아야 꾸물거림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지 손익 계산을 해볼 수 있다.
뜨거운 인지 상태를 흘려보내고 초자아 감독관의 목소리를 줄이고, 자신의 목표를 다잡아 전념하는 일련의 과정은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 숙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들지만, 부정 정서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지 않고, 반문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뭐지?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면 답은 이미 나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난 다음에서야 '그때가 참 좋았었지' 하고 되뇌곤 한다. 정작 지금, 이 순간에는 걱정하느라 지금이 행복한 순간이라는 걸 실감하지 못한다. 우리의 삶은 유한하다. 그러니 걱정은 뒤로하고, 오늘이 인생에서 최고로 좋은 날처럼 시작한다면 어떨까?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소중한 사람들과 충분히 사랑하면서 살고 있는가? 흔한 말이지만, 우리에게는 언제나 오늘이 가장 소중한 날이다.
부분적인 디테일 혹은 결함을 통제하려다 정작 중요한, 기한 내 일을 완수하는 면에서 통제감을 갖지 못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물론 디테일도 완벽하게 구현하고 과제를 기한 내 완수할 수 있다면 최상일 것이다. 완벽주의자들은 그러기를 바란다. 그러나 디테일 지옥에 빠지면 진도가 잘 나가지 않고, 과제 완수까지는 고행의 길을 떠나야 한다. 나의 바람과 달리 디테일과 기한을 맞추는 것이 양립하지 못했던 경험이 많다면, 이제 현실적으로 이 둘 중 어느 쪽의 통제권을 우선 확보할지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시작했으나, 결국 재미 때문에 그만두었다. 지금까지 일을 시작하게 하고 그만두게 한 '재미'가 새로움에 대한 설렘과 흥분이었다면, 이제는 더 다양한 재미를 발굴해 보자. 생각 외로 다양한 재미가 있을 수 있다. 일을 미루다 포기하지 않고, 그 일 안에서 추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재미를 발견하는 것이 행동 유지를 도울 것이다. 신선함이 사라져도 성취의 기쁨이 있을 수 있고, 점점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의 뿌듯함도 있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일을 미루는 게 단순히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과 감정에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책에서 설명하는 다섯 가지 성향을 통해 각자가 왜 일을 미루는지 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완벽주의 때문에 첫 걸음을 내딛기 어렵거나, 현실을 회피하려는 마음 때문에 일을 미루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이런 성향을 이해하면 문제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어요. 또, 작은 변화로 우리의 행동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는 희망도 가질 수 있죠. 작은 변화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하루에 5분만이라도 무언가를 시작해 본다거나, 스스로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꾸물거림을 줄일 수 있어요.
만약 여러분도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고 있다면, 『나는 왜 꾸물거릴까?』를 읽고 그 이유를 이해해 보세요. 그리고 자신의 성향에 맞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보세요. 꾸물거림의 이유를 정확히 알면, 첫 걸음을 내딛는 게 훨씬 쉬워질 거예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자책하지 않는 거예요. 우리 모두 감정과 생각이 복잡한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자신을 이해하고, 조금씩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어요. 꾸물거림을 멈추고 싶다면, 지금 바로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 보세요. 변화의 첫 걸음은 바로 지금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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