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고기리 쪽에는 은근히 알려지지 않은 맛집이 많다. 그중에서도 꾸준히 이름이 언급되는 곳이 해울만두전골이다. 인터넷 평을 보면 재료가 신선하고 매장이 깔끔하다는 이야기가 많고, 가족 모임이나 단체 식사 장소로도 자주 추천된다. 직접 다녀와 보니, 이 집은 ‘화려한 맛집’이라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샤브샤브 전골집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샤브샤브 전골이 나오기 전, 밑반찬부터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구성인데, 그중에서도 유자로 양념한 연근이 특히 좋았다. 새콤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살아 있어 입맛을 자연스럽게 열어준다. 전골을 기다리는 동안 젓가락이 자꾸 가는 반찬이었다. 이런 디테일 하나만 봐도 이 집이 ‘자극적인 맛’보다는 ‘정돈된 맛’을 추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집 샤브샤브의 핵심은 야채다. 야채가 정말 신선하다. 샤브샤브는 여러 야채를 함께 끓이다 보면 맛이 서로 섞여서 결국 비슷한 맛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서는 달랐다. 버섯이면 버섯, 숙주면 숙주, 배추면 배추가 각각 자기 맛을 분명하게 유지한다. 국물에 들어갔는데도 야채 본연의 향과 식감이 살아 있어 먹는 내내 신기했다. 아마도 재료 자체가 신선해서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본격적으로 샤브샤브가 나왔을 때 첫인상은 솔직히 양이 적어 보였다. 재료가 가지런히 담겨 있어 시각적으로는 푸짐함보다는 단정함이 먼저 느껴진다. ‘이걸로 충분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끓이기 시작하고, 하나씩 먹다 보니 그 생각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보기보다 양이 꽤 되고, 먹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다. 과하게 많지는 않지만, 부족하다는 느낌도 없다.




매장이 넓고 테이블 간 간격도 여유가 있어 전골집 특유의 북적임이 덜하다. 전체적으로 정돈된 분위기라 시끄럽거나 정신없다는 느낌은 거의 없다. 실제로 가족 단위 손님이나 어른들을 모시고 온 팀들이 많아 보였는데, 이런 공간 구성 때문인지 식사 내내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가 유지됐다. 주차장도 넉넉해서 고기리에서 흔히 겪는 주차 스트레스가 적은 점도 분명한 장점이다.

국물은 조개가 들어가 있어 기본적으로 시원하다. 자극적이지 않고, 야채와 만두, 고기를 받아줄 만큼 담백한 편이다. 덕분에 먹을수록 부담이 쌓이기보다는, 계속 젓가락이 가는 스타일이다. 샤브샤브 특유의 ‘계속 끓이며 먹는 재미’가 잘 살아 있고, 국물이 탁해지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만두 역시 전골에 잘 어울린다. 튀지 않고, 야채와 함께 먹었을 때 균형이 맞는다. 고기와 만두, 야채 어느 하나가 과하게 튀지 않아서 전체 흐름이 깔끔하다. ‘와, 이게 최고다’라는 강렬한 포인트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적으로 맛있는 구성이라는 느낌이다.

식사를 마칠 즈음에는 처음 느꼈던 ‘양이 적어 보인다’는 인상이 완전히 사라진다. 배는 충분히 차고, 속도 편하다. 샤브샤브가 주는 장점이 제대로 살아 있는 식사다. 기름지지 않고, 재료 맛이 중심이 되다 보니 먹고 나서도 부담이 없다.

정리하자면 해울만두전골은 샤브샤브의 기본을 아주 충실하게 지킨 집이다. 신선한 야채, 각각의 맛이 살아 있는 재료,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그리고 공간과 주차까지 고르게 만족스럽다. 특별한 날의 ‘기념일 맛집’이라기보다는, 편안하게 좋은 재료로 샤브샤브를 먹고 싶을 때 떠올리기 좋은 곳이다. 이런 집이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결국 단순하다. 기본을 꾸준히 잘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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