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는 이 문제를 명쾌하게 정리했다.
“[현대인은] 돈을 벌려고 건강을 희생합니다. 그러고는 건강을 되찾으려고 돈을 희생하죠.
그들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즐기지 못합니다.
결국 현재에 살지도 못하고 미래에 살지도 못합니다. 절대 죽지 않을 사람처럼 살다가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p36
요즘 들어 많이 듣는 이야기다. "젊어서 뼈 빠지게 일해서 노년에 병원 드나들며 젊어서 번 돈 다 병원에 갔다 받친다". 굳이 달라이 라마 같은 분이 말하지 않아도 내 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 들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일들을 겪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노동과 소비라는 족쇄를 끊고 자유롭게 사는 것이 답일지 모른다. 하지만 확신이 서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개인이 처한 여건에 상관없이 누구나 기본 소득을 수령하면 식객이나 거지처럼 남에게 신세를 진다 거나 적선을 받는 기분을 느낄 일이 없다. 안전망이 있으니 마음에 들지 않는 업무 환경을 언제 까지고 견딜 필요 없이 당당하게 사표를 던질 수도 있다. -p46
생각만 해도 멋진 일이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아도 나라에서 기본적인 소득을 보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된다면 인간은 또다시 어떠한 구실을 되며 자신들 스스로를 구속할 뭔가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 신학자 마르틴 루터와 존 칼뱅은 노동이 미덕이라고 선언. 이때부터 사람들은 노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규정하게 됨
우리 앞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직업이 곧 자기 정체성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누군가는 슈퍼스타로 이 세상을 살아가지만 자신은 별 볼 일 없는 사무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길, 아니면 자기 정체성은 직업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노동에 길들여진 육신 안에 훨씬 복잡한 우주가 깃들어 있음을 받아들이는 길. -p62
나는 두 가지 길 중 후자를 선택하며 살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육신안에 훨씬 복잡한 우주가 깃들어 있다”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본능적으로 후자가 맞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값비싼 물품에 욕심을 내는 이들은 그 비용을 벌기 위해 도로에서 그리고 사무실에서 그만큼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감내하곤 한다. 친구들이여, 그렇게 사는 것은 미친 짓이다. 물건을 사고 그 값을 지불하는 일에 인생의 대부분을 쏟아 붓겠지만 그 많은 물건은 결국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우리가 일한 시간 만으로 소비 취향을 만족할 수 없게 되면 빚더미에 빠지기도 한다. -p97
이런 사슬을 끊기 위해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요즘 우리 부부도 미니멀리즘 실천을 위해 집에서 많은 것들을 비워 냈다. 하지만 비우고 비워도 아직 버리지 못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평소에 아까워 버리지 못한 것들도 막상 버리고 나면 언제 그런 것이 있었나 하고 잊어버린다.
더 자유로운 사람이 될 때,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가 한 말을 빌리자면
‘자기 안에 있는 영혼이 완전해짐을 느낄 때’
우리는 비로소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나는 믿는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자신을 더 나은 사람 혹은 더 자유로운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다. 당신은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 -p103
노동과 소비가 다른 사람들이나 문화에 의해 우리에게 던져진 외부의 족쇄라면, 심리적 약점은 우리 내부에서 생겨난 족쇄다.
현대판 족쇄는 겹겹의 족쇄로 이루어져 있다. 노동 족쇄와 소비 족쇄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가장 큰 족쇄를 구성하고, 거기에 관료제 족쇄와 두려움에 떠는 우리 자신의 뇌(원시 뇌)가 있다. 이 네 가지가 전부 하나로 연결되어 현대판 족쇄에 힘을 공급한다. 하지만 약점도 있다. 만약 우리가 현대판 족쇄를 구성하고 있는 장치 가운데 하나를 조종할 수 있다면 다른 장치도 움직일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노동의 족쇄에서 탈출하는 법
초과 근무 불가 방침, 시간제 근무, 일자리 나누기, 책임 분담하기, 임시직 사원으로 일하기
초 조기 은퇴 모델, 자동화된 돈 벌이 수단 만들기 (팀 페리스의 ‘나는 4시간만 일한다’), 가내공업자로 변신하라
숲 속에 살기, 폐기물로 수익 창출하기, 좋아하는 일을 하라, 삶을 단순화하기
마지막으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The Hichhiker’s Guide to the Galaxy)>> 표지에 친절하게 적혀 있는 문구를 떠올려보자.
그리고 빛을 갚기 위해 대출하는 짓은 결코, 절대로 하지 마라. 일단 자유를 되찾고 나면 신용카드를 잘라버리고 신용카드가 필요 없는 삶을 새로 시작하자. 돈은 현금으로 지불하라. 시가를 한 대 피우며 자유를 만끽하자. 물론, 빛더미에서 빠져나온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얘기다. -p302
미니멀리즘(이런 방식에 재미를 느끼면 더욱 좋지만 그게 아니라도)을 실천하면 소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소비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노동에서 벗어나 더 많은 자유 시간을 얻는다.
직장에 다닐 필요가 없다면 자유 시간이 9만 2,000 시간이나 늘어난다. 좋은 삶을 위해 방해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다. -p322
소비에서 벗어나면 더 많은 자유시간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워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물을 사는 쇼핑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경험도 할 수 있다.
우리는 머릿속에 들어오는 정보를 통제하기 위해 건강한 정보를 골라서 섭렵해야 한다. 당신의 정체성은 당신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생각이 결정하고, 그 생각은 정보가 지배한다. 다행히 우리는 뉴스 매체의 정신 나간 쓰레기 정보를 가치 있는 정보로 대부분 대체할 수 있다. 뉴스 웹사이트를 돌아다니거나 텔레비전 뉴스를 시청하는 대신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밖에 나가 연극이나 스탠딩 코미디 혹은 라이브 음악회 같은 공연을 즐기자. -p360
요즘 나에게 필요한 문장들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스마트 폰을 본다. 뭐 특별할 것 없는 정치 뉴스, 연예 뉴스, 스포츠 뉴스를 보면서 일어난다. 그리고 잠들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습관들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복하고 있다. 침실로 들어갈 때는 아예 스마트폰, 태블릿을 가지고 가지 말자. 거실에서 충전하자.
현대판 족쇄를 옹호하는 자들이 주장하는 능력주의라는 허상 때문에 부귀를 누리는 자들이 도덕적으로도 우월한 위치에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트럼프를 비롯한 상류층 사람들은 높은 지위를 차지했지만 나머지 사람들보다 더 나은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처럼 되기를 열망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처럼 되려고 노력한다. 최고의 자리까지는 아니어도 그 아래 자리라도 차지해 한때 동료였던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한 계단 오르고 나면 또 한계단이 앞에 있을 테고, 균형을 잃었거나 떠밀려서 다시 밑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최악의 경우) 당신이 성공해도 도널드 트럼프 같은 인간들의 어깨나 주무르며 비위를 맞춰야 한다. -p364
이렇게만 된다면 이러할 것이다” 이라는 상상 속에 우리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만약 저 자리에 올라가면 이런저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행복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모두 소비하면서 말이다.
우디 앨런 감독의 농담이 떠오른다.
당신은 무에서 왔고 무로 돌아갈 것이다. 이 땅에 살아 있는 동안 맘껏 즐기라. 톰 허지킨슨 역시 이런 말을 했다.
“삶은 부조리하다. 즐겁고 자유롭게 살자.” -p370
로버트 링엄은 영국의 작가이며 뉴 이스커팔러지(new Escapologist) 잡지 편집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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