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시멜로 이야기는 실험 결과를 개인의 문제로만 해석했고, 결국 참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메시지만 남겼다. 그래서 우리는 마시멜로 실험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절제력과 만족지연능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만 받아들이고 있다. 그와 동시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이런 능력을 키우지 못한 너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가슴에 새기고 있는 셈이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유혹을 견디는 아이 뿐 아니라, 신뢰를 주는 환경도 함께 이야기했어야 했다. 도대체 왜 아무리 참아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빠져버렸을까? 믿을 수 없는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왜 사라졌을까? -p23
책의 저자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하라고 하는 자기 계발서들을 비판하고 있다. 공감이 간다. 넘쳐나는 자기 계발 관련 책은 모두 개인 차원의 발전만을 말하고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마시멜로우를 먼저 먹건 나중에 먹건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이상 흙수저, 5포 세대, 또 뭐가 있더라... 여하튼 이런 현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나타내는 신조어들은 계속 생겨날 것이다.
이처럼 자기계발서는 깨달은 자의 입장에서 깨닫지 못한 우리에게 우리가 모르는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어한다. 우리는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도대체 무엇을 배우고 싶은 걸까?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그들만 깨달은 지혜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우리는 자기계발서를 이토록 많이 보고 있을까? 정말 우리가 모르는 놀라운 비법과 기적 같은 비밀이 존재하기는 할까? 물론 우리가 모르는 놀라운 비법과 같은 비밀은 없다. 자기계발서가 가르쳐주고자 하는 것은 대부분 너무 뻔하고 당연한 말들이다. -p30
대형 서점에 가보면 베스트셀러 서가에 자기 계발 관련 서적들이 꼭 두 세권 진열되어 있다. 매 번 혹시 이 책에는 내가 그동안 몰랐던 특별한 내용이 들어 있을 것 같은 기대감으로 들춰 보지만 새로운 내용은 없다. 여전에 나온 책 제목 중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제목 처럼 베스트 셀러 서가의 자기 계발서 내용은 내가 알고 있고 있지만 그동안 실천하지 못한 내용들이다. 새벽 5시에 기상하고 싶지만 좀 어렵다. 목표에 집중하고 싶지만 생활 속에서 목표를 잊기 일 수다. 마음속에 생생한 이미지를 그리고 싶지만 자꾸 엉뚱한 이미지가 그려진다. 실천하지 못할 뿐이다.
조금 더 깊이 있게 자기계발서의 내용적 특징을 살펴보자. 자기계발서는 성공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면서도 경영 방법이나 경제 원리를 말하지 않는다. 그저 나에 대해서 이야기할 뿐이다. 자기계발서는 나를 바꾸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나를 바꾸는 것이 성공을 위한 충분한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매우 달콤한 말이지만, 진위를 판단할 수 없는 엉터리 명제일 뿐이다. -p41
같은 이야기다. 나 자신을 발전시켜도 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성공을 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사회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공감을 가진 우리들이 연대해야 한다. 정치인, 기득권의 말들 속에 놀아나지 말고...
자기계발서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나의 변화는 과연 성공과 교집합을 이루기는 할까? 혹시 교집합을 이루고 있더라도 성공에 있어서 나의 변화의 중요성은 얼마나 될까? 혹시 나의 변화보다는 잘 만난 부모가 더 중요한 요소는 아닐까? 이미 졸업한 대학이 더 중요한 요소는 아닐까? 성공을 위한 핵심 조건은 자기계발서가 말하는 나의 변화가 아니다. 오히려 자기 계발서의 아름다운 말들과 거리가 먼 것들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p44
공감 가는 부분도 있고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여하튼 나의 변화도 필요하지 않을까? 모든 자기 계발서들이 사회 시스템에 딱 맞는 인제들을 배출하기 위해 쓰여진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사회적 시스템 (잘난 부모, 돈 많은 부모, SKY 대학) 이 모든 성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자기 계발... 아니 자신의 내공을 쌓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잘못된 사회시스템은 그들에게는 자기계발서가 필요없는 세상을 만들고, 우리에게는 자기 계발서가 소용 없는 세상을 만들었다. 잘못된 사회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누굴까? 어쩌면 헬조선과 극심한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당사자들이 잘못된 사회보다는 멀쩡한 자기 자신만 바꾸려 자기계발서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p53
이런 헬조선의 현실을 직시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연대하고 바꿔 나가는 방법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최근에 부유층 자식들이 마약을 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한다. 반면 헬맷도 쓰지 않고 음식을 배달하는 청년들도 자주 본다. (거의 목숨 내놓고 배달하는 것처럼 보인다. 얼마나 벌기에). 이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꿈꿔본다. 너무 야무진 꿈인가? 그리고 승자 독식의 구조로 부가 편중되는 것을 막아 양극화도 해소되었으면 한다. 승자가 독식하면 진자는 빠져나올 길이 없지 않은가?
대부분의 광고는 지금의 결핍을 확인시키고 더 크게 느끼도록 고안된다. 광고를 통해 사람들에게 큰 결핍을 느끼게 하면 할수록 상품 판매는 잘 이루어지고 잘 만든 광고가 된다. 이것은 광고 제작자의 의도가 아니라, 광고의 숨겨진 효과다.
하지만 우리는 광고가 만들어내는 나를 향한 못마땅 합을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p59
자기 계발서도 같다. 이러저러해야 성공하는데 도무지 이러 저러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여기서 끝나면 좋지만 이러 저러 해야 하는데 이러저러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고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덧 초라한 자신만을 발견하게 된다.
부러운 대상인 성공을 목표로 하는 이상 자기계발서는 끝없이 우리 자신을 스스로 못마땅하게 만들 뿐이다.
결국 자기계발서를 읽는 사람은 머리로는 성공을 위한 그럴듯하고 당연한 방법들을 배운다고 생각하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는 나에 대한 못마땅함과 부족함만 쌓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내가 못사는 게 나 때문이라는 착각은 그렇게 내면화된다. -p63
우리 자신에 대한 못마땅함이 쌓이는 것은 큰 문제다. 기껏 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 산 책이 자기 비하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도 책을 읽을 때마다 이런 감정들이 알게 모르게 쌓이는 것이다. 참 공감 가는 글이다.
계몽적 자기계발서를 보통 책처럼 만든다면 100페이지도 안 되는 아주 얇은 책이 될 겁니다. 그래서 글씨를 키웁니다. 그림도 많죠. 중간에 이미 했던 말을 다시 반복해서 또 쓰기도 합니다. 두꺼운 책 표지는 필수입니다. 계몽적 자기계발서는 우선 당신을 한번 깔아뭉갭니다. 표지나 목차 어딘 가에 답답한 삶이라든가 안 풀리는이라든가 불안감을 자극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설사 마음에 와 닿는 표현이라도 절대 구입해서는 안 되는 책이지요. 별 대단한 교훈이나 깨달음도 아닌데 상대방의 약점을 꼬집어 대면서 엄청 큰 비밀이나 비법을 알려줄 것처럼 꼬드깁니다. 물론 자기계발서의 주장에 혹해서 열심히 따라 한다고 성공이 보상을 해주지도 않습니다. 혹시라도 책 제목이나 광고 문구에 이끌려 책을 사고 싶다면 10분만 시간을 내서, 책 안의 크고 진한 글씨만 훑어보면 됩니다. 각 장의 맨 뒤만 읽어도 되구요. 그럼 다 읽은 겁니다. 돈 내고 책을 구입하는 순간 호갱이 되는 겁니다. 책을 구입한 돈과 읽은 시간도 아깝지만, 책이 내 삶에 끼칠 나쁜 영향을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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