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서는 독서와 책 쓰기의 중간 과정이며, 책 쓰기의 예비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정약용은 독서-초서-저서의 과정을 강조했다. 즉 초서는 저서에 이르는 중간 과정이라고 했다. 다리가 없으면 절대로 큰 강을 건널 수 없지만, 다리가 있으면 그 어떤 거대한 강도 쉽게 건널 수 있다. 초서 독서법은 바로 독서와 저서 사이에 놓읜 큰 강을 쉽게 건널 수 있게 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p45
책을 읽다 마음에 와 닿는 글귀들을 적어 놓자! 책을 다 읽고 몇시간 뒤 다시 읽은 책을 생각해 보면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전체적인 책의 인상이나 느낌들은 다시 떠오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떠오르지 않는다. 책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그냥 눈으로 들어왔다 연기처럼 사라진다. 이런 책 읽기는 모처럼 마음 먹었던 독서에 대한 열정을 팍 식게 만든다. 읽어도 기억에 남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무턱대고 생각만 많이 하는 사람은 자신이 뇌 회로에 갇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위험해 줄 수 있다. 반대로 책을 많이 읽고 배웠더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어리석어진다. 읽기와 생각하기, 이 두 가지를 모두 많이 하고 잘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초서 독서법은 반드시 필요한 독서 법이다. -p48
무턱대고 자신의 생각을 불신하는 경우도 있다. 현실에서 만나는 여러 현상들에 대해 미리 이 현상이나 사건 배후에는 또다른 뭔가가 있을 거야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과거에 이러저러 했으니 내 생각이 맞을거야 하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이런 내 생각 들에 그래도 조금이나마 객관적인 그리고 과학적인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은 책에서 얻은 지식일 것이다.
첫째, 뇌는 반복되는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저장한다. 뇌과학상 완벽하게 천천히 한 번 읽기보다는 여러번 자주 읽는 것이 효과적이다.
둘째, 뇌는 감정이 담긴 것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한다. 독서를 기계적으로, 무미 건조하게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셋째, 뇌는 이미 아는 지식이나 정보와 관련 있는 것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한다. 왜냐하면 지식과 정보는 항상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확장하고 생성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뇌는 손으로 쓰는 것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한다. 손은 외부로 나온 또 다른 뇌이기 때문이다. -p50~p51
먼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후 그 생각을 기준으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취사선택이 가능하다. 어느 정도 자신의 견해가 성립된 후에 선택하고 싶은 문장과 견해는 뽑아서 따로 필기해 간추려놓아야 한다. 그런 식으로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자신의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뽑아서 적어 보관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재빨리 넘어가야 한다. 이렇게 독서하면 백권이라도 열흘이면 다 읽을 수 있고,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다. -p67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라는 말 속에는 책을 읽기 전에 그 책에서 내가 얻을 지식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읽어야 된다는 말일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집어 들고 읽으면 수동적으로 읽게 된다. 적극적인 읽기는 내가 읽을려는 책에 대한 주관을 확실히 정하고 읽어야 한다. 그렇다고 선입견을 갖고 읽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초서 독서법은 책의 노예가 돼 주견도 없고 취사선택도 하지 않고 무조건 수용하는 그런 수동적인 독서, 지식 주입의 독서에서 벗어나 읽는 이를 책의 주인으로 만들어준다.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취사선택하고, 비판하고, 의식을 확장하고, 생각을 넓혀가는 능동적인 독서법이다.
마오쩌둥의 사다 독서 원칙과 유대인의 질문 공부법인 하브루타와 정확히 그 원리와 본질이 일치한다. 단 하브루타는 손을 움직여 기록하는 과정, 즉 초서하는 과정을 강조하지 않는다. -p71
지식 주입식 독서는 책을 읽는 것 자체가 힘이 드는 일이다. 지식 주입식 책 읽는 그동안 많이 하지 않았는가? 중학교서 부터 고등학교 까지 그러니 이젠 좀 더 적극적으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능동적인 독서를 하자. 그편이 책 읽기도 더 재미있다.
결론은 이것이다. 초보 독서가와 달리 숙련된 독서가는 뇌의 다양한고 많은 부분을 사용한다. 이것은 독서가 우리의 뇌를 바꾼다는 확실한 증거다. 우리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뇌 회로를 타고나지 않은 만큼 스스로 뇌 회로를 만들고 강화시켜야 한다. 독서를 하면 할수록 뇌의 다양하고 많은 부분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p114
칸트의 말처럼 손은 바깥으로 드러난 또 하나의 두뇌다. 손은 뇌의 명령을 받는 운동기관이면서 동시에 눈과 함께, 뇌에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감각기관이다. 손을 움직이는 것처럼 손이 어떤 변화를 받아들일 때 뇌는 활성화된다. 손을 사용함으로써 뇌가 진화했고, 뇌가 진화함으로써 손을 더 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즉 손과 뇌는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일본의 대표적 뇌과학자인 구보타 기소 교수는 끊임없이 손을 사용해야 비로소 진정한 창조적인 두뇌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p120
최근에 읽은 책 중 왼손 필사에 관한 책이 있다. 왼손 필사를 하면 뇌의 좌우측을 다 이용하게 되어 훨씬 효과적으로 뇌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평소에 왼손 필사에 대해 알지 못해 인터넷 검색을 해 봤다.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좋다는 내용도 있고 오른손 필사와 별 차이가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손이 뇌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내용은 사실인것 같다.
헬리 뢰디거와 마크 맥대니얼은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라는 책을 통해 125년의 학습 연구와 40년의 인지심리학 연구, 학자 11명이 10년 동안 수행한 인지심리학 응용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성공적인 학습의 과학을 알려주면서, 대부분 사람이 아무 의심조차 하지 않고 따르는 일반적인 공부법은 모두 헛수고라고 주장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최고의 공부법은 놀랍게도 정약용이 실천했던 초서 독서법과 여러 면에서 일치한다.
첫째, 자신이 뭘 알고 모르는지를 스스로 자각한다.
둘째,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고 판단하고 저울질 한다.
셋째, 눈으로만 읽고 공부하는 쉬운 공부법이 아니다.
넷째, 제대로 소화시키기 위한 인출 작업을 하는 공부법이다.
다섯째, 기억에 오래 남는 정교화 작업을 하는 공부법이다. -p122~p123
공부를 통해 새롭게 알게된 지식에 대해 지속적인 인출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적인 인출 작업은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식을 정말로 내가 일고 있는지 확인 시켜 준다. 그리고 그 지식을 장기기억으로 옮기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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