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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책과의 대화

by 별을 보는 사람 2021. 2.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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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일주일간 읽은 책이다. 물론 하루 종일 읽은 것은 아니고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읽었지만 그래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책이다.

 

그리고 재밌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은 지구 이전의 시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에 대한 생각은 '참 재미없겠다'는 선입견을 가졌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 채사장의 설명 속으로 쏙 빠져 들어갔다. (정말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유가 뭘까? 아마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인류의 사건이나 생각(철학)들의 연관 관계를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어서일 거라 생각해본다. 하지만 내가 왜 이 책을 일주일간 구지 시간을 내어 (담배 피우러 갈 때도 책을 들고 감) 읽게 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답은 안될 것 같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문장들은 정말 재미있게 읽힌다.

 

나는 누구인가

자아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해보자.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어려운 문제다. 우리가 답을 알았다면 이 책을 읽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내가 임시로 걸치고 있는 건 내가 아닐 테니 그런 것부터 벗어내보자. 우선 내가 지금 입은 옷은 내가 아니다. 당연한 거 아닌가? 두말할 것도 없으니 일단 옷은 벗어 옆에 잘 개어두자. 다음은 사회적 역할이다. 학생, 직장인, 주부, 교회 집사 같은 것도 당연히 나의 본질이 아니다. 이것도 벗어서 옆에 잘 두자. 이번에는 생물학적 관계다.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형제, 누군가의 자매 등 이런 관계는 나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만들어내지만 그렇다고 자아의 본질적 특성이라 말하기는 어려우므로 벗어두자. 다음은 나의 신체다. 우리가 곧 잘 이것이 나라고 생각할 만한 강력한 무엇이 나타났다. 하지만 천천히 생각해보면 나의 신체도 본질적인 내가 아니다. 만약 나에게 다리가 사라진다면 혹은 시각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더이사 내가 아닌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것과 무관하게 나는 남아 있을 것이다. 혹시 내가 성전환을 하게 된다면, 혹은 기술이 발달하여 내가 기계 몸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내가 아닌가? 나의 능력이나 내가 하는 행위의 형태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그것이 나임을 느낄 것이다.

 

-------------------------- 중략 ---------------------------

 

 

우리의 내면에는 빠르게 돌아가는 필름이 있다. 기억, 감각, 감정, 꿈, 느낌이 돌아가며 세상을 그려낸다. 이때 이러한 모든 정신적 작용을 일으키는 영사기의 빛이 의식이다. 스스로는 특정한 상을 갖지 않지만 모든 상을 이르켜 새우는 순수한 가능성의 상태, 이것이 자아의 순수한 본질적 상태다. 고대 인도인은 자기 내면의 이 투명한 의식을 아트만이라 부른 것이다.

 

하여간 이 책에는 흥미로운 뭔가가 하나 둘이 아니라 다양하게 들어 있고 작가 채사장은 이런 흥미로운 것들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어렵게 생각되는 것들이 이렇게 쉽게 이해되고 또 쉽게 읽히는 것이 참 신기하다. 

 

신과 자아와 종교을 사색했던 고대인들... 나는 지금 너무 먹고사는 것들에 갇혀 사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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