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흥미를 끄는 내용이 있었다. 과거의 안 좋았던 기억이 현재 나의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현재의 내가 기분 좋은 상태이면 과거의 불행했던 기억도 꼭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저런 안 좋았던 기억도 현재의 내가 잘 나가고 있으면 지금의 내가 있게 만든 하나의 역경으로 받아들여져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좋았던 기억도 내가 지금 불행하다면 좋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저자의 주장에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일반적으로 다들 이런 느낌을 갖고 있지 않은가?
tv의 어느 약 광고 맨트처럼 "기분 좋은 날과 그렇지 않은날의 차이를 느껴보세요." 사람은 현재의 내가 과거의 기억을 어느 정도 감정상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의 불우한 가정에서 자라서
- 현재의 내가 이렇게 불행하다.
- 그런 상황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살다 보니 이렇게 성공했다.
세상에는 불행한 가정에서 태어났어도 불행한 이들과 성공한 이들이 둘다 존재하는 것 같다.
이런 불행한 혹은 기분 나쁜 기억들에 대해 신경을 끄거나 혹은 감정의 반전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몇몇 방법이 나오지만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지는 않는다(제시하기는 하는데 나한테는 어필이 되지 않는다). 좀 두리뭉실하달까? 하지만 나쁜 기억이 현재의 나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나쁜 기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공감 가는 글쓰기로 독자에게 잘 설명하고 있다.
얼마 전에 ETF(Emotional Freedom Techniques)라는 기법을 알게 되었다. 얼굴과 가슴 그리고 손의 타점을 두드리면서 어떤 사건에 대해 느꼈던 나쁜 감정들을 중화(제거)해 주는 기법인데 이 방법이 더 효과 적이지 않을까? 나쁜 기억에 대한 영향을 알았으니 말이다.
참. 그리고 책 속에는 이런 구절도 있었다.
"현재 기분이 나쁜 상태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는 것이 좋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분이 나쁘면 안좋았던 기억이 잘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하루하루를 살면서 매일 같이 불쑥불쑥 떠올려지고 경험하고 느끼는데 막상 그 기억과 느낌들에 대해 어떤 변화를 가져오기는 왜 이리 힘들까? 저자의 말처럼 과거의 나쁜 기억들에 대한 감정들을 바꿀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캐덤스 박사는 미국의 성공한 사람들 연구를 통해 성공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질로 부정적인 일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를 끌어낼 수 있는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것은 내가 일본이 평범한 사람들, 특히 우여곡절이 많은 인생사를 가진 중년과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기 이야기 법' 연구에서 얻은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부정적인 링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내려 하는 심리적 경향이 있다'라는 깨달음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이런 깨달음을 토대로 고안한 것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억 정리법이다. -p7
과거의 기억이 긍정적으로 정리되어 있지않은 사람은 과거를 그리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래도 꿈꿀 수 없다. 미래의 청사진은 과거의 사건을 토대로 그려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p17
트라우마라는 말이 널리 퍼져 있는 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생각하면 아주 기분이 나빠져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은 상당히 많은 사람이 품고 있다. '과거를 떠올리면 후회스러운 일이 있다'는 사람이 67%,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고 느낀다'는 사람은 52%, '지워버리고 싶은 과거가 있다'는 사람이 67% 등이었다. 하지만 후회스럽거나 꺼림칙한 과거도 제대로 정리하면 그것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후회스러운 과거나 꺼림칙한 과거에서 어떤 지혜나 교훈을 끄집어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 경험을 앞으로의 인생에 활용할 수도 있다.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았던 과거의 사건에서 어떤 의미를 끄집어낼 것인가. 거기가 인생의 갈림길이 된다. -p39
'사람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살고 있다.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과거 경험을 짊어지고 살고 있지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때, 또는 그것을 이야기할 때 연상되는 것은 우리들 자신이 지금 품고 있는 이야기적 문맥과 모순되지 않는 사건이나 경험에 한정된다. 우리는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는데, 개개의 사건은 이미 우리가 품고 있는 이야기적 문맥의 틀에 따라 의미가 부여되고 개인의 역사 안에 덧붙여간다. 이야기적 문맥 없이 우리의 자아를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우리의 자아는 형태를 갖추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자아란 이야기이며, 우리의 정체성은 이야기로서 보증되어 있는 것이다. 자아란 이야기이며 자아의 탐구는 자기 이야기의 탐구에 불과하다.'
_에노모토 히로아키,
'<나>의 심리학적 탐구 - 이야기로서의 자아 시점에서,
-p42
물론 기억을 완전히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인생을 다스리는 것은 절대 무리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억과 사귀는 법을 바꿈으로써 인생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활기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 허무함에 빠지기 쉬운 사람. 살기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 좀 더 나은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 자신의 인생을 좀 더 멋진 것으로 바꿔보고 싶은 사람. 좀 더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 매일매일 충실하게 보내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람은 기억과 잘 사귀는 방법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p53
자신의 유아기를 부정적으로 회상하는 인물은 긍정적으로 회상하는 인물에 비해, 현재의 생활에 적응하고 있지 못한 경향이 보였던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유아기를 어떻게 회상하고 평가하는가는 실제로 유아기가 어땠는지보다 현재의 생활이 어떤지에 딸 정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재구성하고 있다는 증거라고도 말할 수 있다. 현재의 지기 자신의 심리 상태가 과거를 돌아보는 방식을 결정한다. 즉, 회상함으로써 끄집어 내어진 자전적 기억에는 현재의 자신의 존재 방식이 짙게 반영된 것이다. 그러므로 자전적 기억을 파해치는 일은 더 깊은 자기 이해로 이어진다. -p91
우리는 기억은 과거에 속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기억이란 상기하고 있는 현재 자신의 평가적인 시점으로 재구성되는 것이며 현재에 속해 있다. 이것이 이 책에서 주장하는 기억정리법의 전제이다. -p97
문제는 뭘 해도 제대로 안 풀리는 나, 아무리 애를 써도 좋은쪽으로 굴러가지 않는 현재 상태를 앞에 두고 그것을 불행한 성장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경우이다. 나의 현재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어덜트 칠드런이기 때문이다. 성장 환경 때문에 불행한 인생이 되었다. 이런 인과론을 받아들여 버리면 장래 전망까지 어두워지지 않을 수 없다. 과거가 나쁘므로 현재가 나쁘다, 현재가 나쁘므로 미래가 나쁘다. 이렇게 되면 영원히 다시 일어설 수 없다. 불행한 집에서 태어났다고 모두가 불행한 현재를 사는 것은 아니며 모두가 장래를 비관하고 있지도 않다. 과거의 영향, 성상 환경이라는 배경은 모두가 받아들이는 것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현재가 변하고 미래가 변한다. -p101
자전적 기억 속에, 좀처럼 생각대로 되지 않는 가혹한 시절, 힘든 실절이 있더라도, 그런 역경을 어떻게든 헤치고 살아온 자신이 있는 것도 사릴이다. 거기에 눈길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p115
여기에 과거의 기억을 바꿔쓰는바꿔 쓰는 요령이 있다. 과거란 객관적 사실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기억 속에 있다. 거기서 중요한 것은 주관적인 의미부여다. 자신에게 닥친 사건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것의 의미를 바꿔 쓰는 것은 가능하다. 과거의 부정적인 사건에도 긍정적인 의미부여를 할 수 있게 된고, 자적적 기억은 살기 힘든 것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갈 용기를 부여해 주는 것이 된다. -p128
우리는 눈앞의 현실을 아주 주관적으로 기억한다. 자신의 감정 상태에 맞춰서 현실을 왜곡시켜서 기억에 새긴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 상태에 맞춰서 기억의 창고에서 끄집어낸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긍정적인 사건을 기억에 많이 새기고, 잘 떠올린다. 부정적인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부정적인 사건을 기억에 많이 새기고, 잘 떠올린다. 이런 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고 있는지 불만투성이인지는 실제로 경험한 경험의 종류나 수가 아니라 어떤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가에 따라 정해지는 부분이 크다는 점이다. -p138
그 혹독한 상황에서 정신력이 단련되었다. 열심히 해도 보상받지 못했던 경험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관대해졌다. 이런 저런 힘든 일이 있어서 다른 사람 마음을 잘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못했으므로 오히려 가정을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커다란 좌절을 경험함으로써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런 느낌으로, 부정적인 사건이나 상황에도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의 인생이 더 잘 풀리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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