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 가게는 프랜차이즈 족발집이다.
이 집의 족발이 가장 맛있는 족발은 아니고 이곳저곳에 '가장 맛있는 족발'이라는 이름의 집이 있다는 말이다.
솔직히 맛있는 족발집은 굳이 장충동에 가지 않더라도 우리 나라 곳곳에 널려 있다.
이 가게도 그런 널려 있는 족발 맛집 중 한곳이라고 생각된다.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대거 서울로 유입되었는데 장충동 일대에 적산가옥, 즉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남기고 간 일본식 빈 집이 많아서 몰래 들어가 살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피난민촌이 형성되었다. 이후 생계를 위해 음식장사를 했는데 이때 돼지족도 같이 삶아 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창기 족발은 중국식 장육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았다. 한국화되는 과정에서 향이 약해지기는 했으나 8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식의 강한 팔각 향이 나는 족발이 드물지 않았다. 특히 족발의 색상은 거의 전적으로 검은색이 진한 중국식 간장인 노두유 때문인데 노두유를 누가 먼저 활용했을지만 생각해도 답은 나온다.
- 위키 나무 -
이렇듯 족발은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생계를 위해 음식장사를 하면서 시작된 서민 음식이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본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란 드라마에 일본식 족발이 나왔다.
한국식 족발과 달리 허연 색을 띠는 고기를 양념 같은 것에 찍어 먹었던 것 같다.
족발의 비주얼이 영~ 맛이 없어 보였다.
역시 족발은 약간 거무스름한 색이 나야 맛있어 보인다.
이 가게는 늘 손님으로 붐빈다. 직장인들부터 가족 모임까지 방문 손님들의 형태도 다양하다.
내가 이 집에서 먹어본 메뉴는 족발, 보쌈, 직화 불족발이다.
그중 내 입맛에는 족발이 가장 괜찮았다.
샐러드 식 깻잎, 백김치, 겉절이, 부추 무침, 쌈 상추, 고추, 마늘, 된장, 새우젓이 이 집의 기본 세팅 메뉴다.
특별한 것은 없으나 그렇다고 반찬의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맛이 없거나 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족발 맛집의 평가 기준은 이것이다.
1. 돼지 냄새가 나지 않는가?
2. 족발의 삶기는 적당한가? (너무 삶아 흐물거리지 않는가?)
3. 족발에 양념간장이 적당이 베어 들었는가?
위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이 가게의 족발은 합격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평가다!)
돼지 냄새가 나지 않고 적당히 삶아져 야들야들한 식감이 느껴졌다. 간장 양념 또한 적당했다.
족발 뼈에 붙어 있는 껍질도 쫀득 쪽 든 했다.
주문한 족발이 나왔을 때는 항상 '이거 양이 너무 적은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지만 막상 다 먹고 보면 족발이 남는다.
왜 그럴까?
족발이 가장 맛있을 때는 쌈으로 4쌈이나 5쌈 정도이다.
그다음부터는 약간 배도 부르고 맛도 반감되는 것 같다.
여기서 더 먹으면 느끼함이 느껴지고 마지막에는 '한두 달 정도는 족발 생각이 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나 좀 있으면 (2주 정도 지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족발 생각이 또 난다.
족발을 먹으면서 소주를 곁들이지 않으면 어떨까?
아마 족발의 만족도가 50% 정도 반감될 것이다.
그만큼 족발에는 소주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소주 없는 족발은 마치 콜라 없이 빅맥을 먹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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